10개 은행 수사매듭조건 뉴욕법무부와 합의피해보상 10억·리서치 지원·교육비 5억弗
살로먼 스미스 바니, 메릴린치 등 10개 월가 투자은행들이 투자자 오도와 관련된 감독당국의 수사를 매듭짓는 조건으로 총 15억1,000만 달러를 내놓기로 합의했다.
이들 투자은행들은 자사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 사실과 다른 조사 보고서를 내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로 뉴욕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아 왔는데, 이번 조치로 투자자 오도 관행에 쐐기가 박히는 한편 투자와 리서치 업무의 분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자 오도 관행에 쐐기=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개 투자은행들은 투자자 오도에 따른 피해자 보상금 9억7,500만 달러와 함께 리서치 부문 분리에 대한 지원금 4억5,000만 달러를 내놓기로 뉴욕 법무부와 합의했다.
이와 함께 투자자 교육비로 8,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월가 합의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미 감독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투자은행들의 투자자 오도 관행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앨리엇 스피처 뉴욕 검찰총장은 "이번 합의로 투자은행들의 사업방식이 바뀔 것"이라며 "개인투자자 보호가 이번 수사의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투자와 리서치 업무 분리 급물살 전망=투자자 오도 관행은 투자와 리서치 업무를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 투자은행들은 자사가 투자한 기업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낙관적 보고서를 내 주가를 부풀렸다는 것.
이와 관련, 매릴린치는 지난 5월 투자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리서치 업무를 분리ㆍ독립하고 벌금 1억 달러를 내기로 합의했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투자은행들이 리서치 분리 지원금으로 거액을 내놓기로 함에 따라 투자와 리서치 분리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뉴욕 법무부는 같은 날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전 통신담당 애널리스트 조셉 그룹먼에 대해 자사가 투자한 AT&T의 투자등급을 부풀려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혐의로 1,500만 달러의 벌금형과 함께 평생 증권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그룹먼 개인에게 벌금형과 '영구 제명'의 중형을 선고한 것은 애널리스트 전체에 대한 일종의 경고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김창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