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영화 '이끼'로 2년만에 돌아온 강우석 감독

"내 마지막 비장의 카드 원작 이상 작품 기대하세요"


"'이끼'는 비장의 카드이자 '마지막 카드'입니다" 2008년 '공공의 적-강철중'이후 2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온 '충무로의 승부사' 강우석 감독(50ㆍ사진)에게는 자신감과 함께 비장함이 느껴졌다. 강 감독은'이끼'가 개봉(7월 15일)도 하기 전에 차기작 '글러브'제작을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 감독은 지난 2년간 연출에서 손을 떼고 후배들의 영화를 기획하거나 제작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개봉한 '김씨 표류기'나 '백야행', 올 초 개봉한 '용서는 없다' 등이 모두 수익을 내지 못했다. "강철중으로 관객 450만명을 모아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그 뒤 제작한 영화가 다 실패해 회사가힘들어졌다. 광화문에 사무실이 하나 더 있었는데 팔고 충무로 사무실만 남았다. 작품성을 쫓는 영화가 관객에게 외면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제작한 영화들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그에게는'내가 만든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강 감독은 "소신껏 일하면 관객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소신껏 만들었다는 영화'이끼'는 지난해까지 인터넷에서 연재돼 화제가 된 윤태호 만화가의 작품이다. 원작이 네티즌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강 감독의 부담도 컸다. 강 감독은"영화화 결정 이후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찍는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어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똑 같은 정보가 있다는 게 부담이었다"고 말했다. 캐스팅을 둘러싸고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분분했지만 강 감독은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원작 팬들을 만족시키려면 원작 이상의 작품이 나와야 한다"는 그는 "'윤태호의 이끼'가 아니라 '강우석의 이끼'를 만들기 위한 배우를 캐스팅했으며 내용과 결말 모두 원작과 다른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끼 개봉일인 7월 15일에는 영화 '다크나이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도 개봉한다. 일전에 사석에서 "'다크나이트'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던 그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날 개봉일을 잡은 것에 대해"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다시 한번 승부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강 감독은 올해로 감독 데뷔 23년째다. 멜로 영화도, 요즘 유행하는 3D 영화도 "나와 안 맞는다"는 그는"내가 잘 하는 영화로 한국 영화계를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끼'는 과연 그가 '잘하는 영화'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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