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정면 승부

제1보(1~28)


구리는 세계랭킹 1위인 이창호를 꺾는 것이 필생의 목표였다. 그러나 이창호와 대국할 기회는 오지 않았다. 이창호를 만나려면 국제전에서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구리는 중국의 4관왕이 되었건만 국제전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LG배세계기왕전에서는 유창혁에게 패하여 8강에도 오르지 못했고 후지쯔배에서는 대만 선수에게 패하여 역시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잉창치배에서는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코에게 패하여 16강에도 들지 못했고…. 다행히 도요타덴소배에서 이창호를 만나게 되었다. 2회전에서 일찌감치 이창호와 맞닥뜨린 것이었다. “대진운이 나쁘구나.” 선배인 저우허양이 이렇게 말했을 때 구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지요. 대진운이 썩 좋아서 이창호에게 한판 배울 기회를 얻은 것이지요.”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완패하여 8강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2004년 가을, 구리는 삼성화재배 본선에서 모처럼 2연승을 기록했다. 1회전에서 한국의 홍민표4단을 불계로 제치고 2회전에서도 조훈현9단을 백으로 격파한 것이었다. 준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싸움을 벌이게 된 상대 역시 한국 기사였다. 한국의 4관왕 ‘최독사’ 최철한. 최철한과는 구면이었다. 2개월 전에 한중천원전에서 3번기를 다툰 바 있었다. 구리가 2승1패로 승리, 세 판 모두 거친 난타전으로 일관했다. 오늘도 어디 한번 신나게 싸워 봐야지. 구리는 백16으로 크게 씌워 싸움을 유도했는데 최철한은 정면승부로 나왔다. 흑17이 그것. 참고도의 흑1로 받는 것은 백2가 너무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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