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서울대·포항공대, '심층면접' 실시

서울대·포항공대, '심층면접' 실시 2002학년도부터 새 대학입시제도가 시행되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심층면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들이 사실상 지필고사(본고사)를 대신하는 전형요소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올 입시에서 서울대와 포항공대 등이 선보인 심층면접에서 이 같은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라 2002입시에서는 서울소재 주요 사립대들도 대부분 면접을 대폭 강화해 무력화된 수능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수능이 쉽다고 평소 학과공부를 게을리 하면 대학 문을 뚫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9일 서울대가 정시모집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고사를 보면 2002년 입시에서 논술시험까지 폐지한 서울대가 어떻게 심층면접을 볼 지 예상이 가능하다. 공대 전기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는 기초소양을 묻는 것 이외에 수학ㆍ물리 문제를 각각 15분씩 풀게 하고 5분씩 풀이과정을 교수들 앞에서 설명하도록 했다. 포항공대가 지난해 9월 수시모집과 12월 고교장 추천자전형에서 각각 20명과 39명을 뽑으면서 실시한 심층면접도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특히 포항공대에서 면접점수 비중이 수시모집은 총점의 20%, 고교장 추천자 대상은 30% 나 돼 당락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수학과 과학(물리, 화학 중 택1) 분야에서 2명의 교수가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내고 풀게 한 후 답안 도출 과정을 설명하게 했으며, 학생에 따라서는 까다로운 수학문제를 6문제나 풀다 가기도 했다. 또 '거울은 물체를 반사하는데 통나무는 왜 반사하지 않느냐', '두부를 사각형으로 가로세로로 여러번 자르고 젓가락을 대각선으로 찔렀을 때 몇조각이 꿰이는가를 알 수 있는 수식을 구하라' 등의 독특한 문제를 내고 답하게 하기도 했다. 포항공대는 이 과정을 통해 "수학과 과학의 기본 원리를 잘 알고 있는지는 물론, 학문적 자질과 창의력, 과학적 소양, 인성, 가치관, 잠재능력 등을 훤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심층면접을 보는 교육부의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대학들이 허용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율성을 살려 객관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전형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라는 것이다. 교육부 최수태 대학학사제도과장은 "서울대 등이 본 면접 문제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확실히 몰라 유권해석을 내릴 수는 없지만 학과별 특성에 연관된 문제를 통해 기초지식과 적성을 파악하는 것까지 지필고사라고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심층면접으로 수험생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모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문제가 나온다면 평소 학과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밖에 대책이 없다"면서 "2002학년도 입시부터는 수험생들이 공부도 신경쓰고 특기ㆍ적성도 살려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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