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실질적 고통' 줄 수 있는 군사·비군사·외교적 카드 총동원

수해지원 중단ㆍ교전수칙 강화ㆍ외교적 대응

김황식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국회 국무위원 대기실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고 북한의 포격을 받은 연평도의 주민안전과 피해복구 등의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원유헌기자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해 정부는 교전수칙 강화를 중심으로 한 군사적 대응과 북한에 대한 수해ㆍ인도적지원 중단, 외교적 제재를 준비하는 등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제재의 수위는 북한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가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마련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4일 “제재카드를 모두 꺼내 들고 어떤 것이 가장 치명적일지 보고 있다”면서 “군사적, 비군사적 조치뿐만 아니라 외교적 대응 등이 모두 망라돼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 “민간인에게까지 포격을 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분노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만큼, 과거 천안함 폭침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제재를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제제 방안은 정부 부처간 회의를 통해 확정되겠지만, 일단 할 수 있는 군사ㆍ비군사적인 조치부터 취해지고 있다. 먼저 군사적조치로는 교전수칙을 강화한다. 북한이 연평도의 군부대뿐만 아니라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을 가한데 대해 군의 대응포격이 너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 탓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지도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더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한 방향으로 교전수칙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김태영 국방장관도 이날 국회에 출석, “교전수칙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전수칙은 1953년 유엔군사령부가 제정한 교전규칙은 정전협정에 따라 우발적인 무력충돌이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각 상황에 대처하는 것에 대해 단계별로 규칙을 정해둔 것을 뜻한다. 현재 교전수칙에는 적 사격이 2배로 대응하도록 돼 있다. 만약 교전수칙을 강화할 경우 대응의 수위는 더욱 높아진다. 예컨대 이번 연평도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K-9 자주포로 대응 사격에 그쳤지만, 교전수칙을 강화할 경우 북한의 해안포 공격에 우리 군이 전투기를 이용한 공대지 폭격도 가능한 방안까지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도 “이번처럼 전투기로 확실하게 공격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검토해서 교전규칙을 검토하게 된다”며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해서 국민 정서에 맞도록 발전을 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비군사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북한에 전달하고 있는 수해지원과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부터 중단했다. 이미 반출이 승인 난 것도 중단시켰다. 현재 단둥에 대기 중인 물량은 3,700톤의 시멘트와 5억8,0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북한으로의 반입을 차단했다. 또 민간단체가 대북지원을 위해 반출 대기 중인 27억원 상당의 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도 중단시켰다. 이외 추가적인 비군사적인 대응은 부처간 협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다각도의 외교적 대응카드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규탄과 일치된 대응을 끌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데, 정부는 양자와 다자차원에서 가용한 대응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면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상징적 의미만 강할 뿐 북한에게 실질적 고통을 가하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 나오면서 정부 내에서는 ‘양자조치’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동맹ㆍ우방국과의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메시지를 전달하고 대북제재의 고삐를 강화해 고통을 주겠다는 것이다. 양조조치 중 대표적인 게 한ㆍ미 공조인데, 천안함 사태 이후 시행하고 있는 대북 금융제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역ㆍ내외 차단훈련, 연합 합동훈련의 강화를 포함하는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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