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정의 달’임을 실감케 하는 것은 역시 5월5일 어린이날. 온 가족이 함께하는 놀이공원 나들이에 외식, 갖고 싶은 선물까지 받을 수 있는 이 날은 아이들에게 생일만큼이나 기다려지는 최고의 기념일이다.
올해 실시된 조사에서 어린이들이 원하는 선물 1위로 꼽힌 것은 ‘휴대전화’다. 현대홈쇼핑이 최근 인터넷포털사이트의 초등학생 회원 7,782명과 유아동용품 구매고객 5,79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아이들 10명 가운데 4~5명 꼴인 45.1%는 휴대전화를 받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은 선물 품목은 강아지(22.4%)와 컴퓨터(10%), 게임기(6.8%) 등. 적어도 30~40만원의 값비싼 선물을 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부모들 10명 가운데 6명이 올 어린이날에 주려고 한다는 장난감 선물을 원하는 아이는 0.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 밖에도 부모들의 ‘선물 리스트’에 올라 있는 아이템은 게임기나 게임CD, 옷, 책, 인형 등으로, 아이들이 원하는 휴대전화나 애완동물, 컴퓨터 등의 고가 제품을 사주겠다는 부모는 각각 1% 정도에 그쳤다.
어린이날 선물 하면 장난감ㆍ인형이나 모처럼 부모님이 중국집에서 시켜 주신 자장면 한 그릇을 최고로 꼽았던 30, 40대 부모들 입장에선 요즘 아이들이 원하는 ‘고급 선물’에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셈.
한편 아이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선물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근 롯데마트가 주부 고객 3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93% 이상이 ‘가정의 달 선물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오랜 경기 침체로 실제 소득감소를 겪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예년보다도 주머니 사정이 허전해진 것이 큰 이유.
이에 따라 주부들 10명 가운데 4명 가량은 올해 선물비용을 작년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부의 절반 이상은 어린이날 선물로 10만원 미만을 예상하고 있으며,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에는 10~20만원대의 선물 계획을 세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