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료방송시장 출혈경쟁 여전

케이블과 위성방송의 협업 움직임까지 등장했지만 유료 방송시장의 출혈 경쟁 양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가구수의 60~70%가 유료방송에 가입하고 있다는 통계에도 불구하고 유료방송의 위상 역시 현격한 `저평가` 상태다. ◇`보급형 1,000원`의 딜레마=케이블 업계는 출범 초기 광범위하게 퍼져있던 중계유선방송(이하 RO)의 존재를 가볍게 본 탓에 파장을 겪어야 했다. 그로 인해 RO를 양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뒤따랐고 4차에 걸쳐 전국 72개 권역에 114개의 지역케이블방송국(이하 SO)이 존재하게 됐다. 문제는 복수SO지역이 등장하며 SO끼리의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는 점. 현재 서울과 부산의 특정 복수SO는 8,000원 정도인 보급형 시청료를 1,000원까지 할인해 공급하고 있다. 대구 한 지역의 복수 SO는 케이블 보급형 시청료가 아예 무료다. ◇RO vs SO=RO의 저가 경쟁 역시 유료방송의 건전한 시장 성장을 막는 병패. 수도권 지역의 한 RO의 경우 기존 송출 채널에 몇 개의 위성방송 컨텐츠를 무료로 제공, 지역 케이블 업계의 원성을 샀다. 이 RO는 또 위성방송 패키지를 공급가보다 30~50% 할인된 가격에 불법 보급, 논란을 증폭시켰다. ◇위성방송 vs 케이블=공생ㆍ협력해야 할 위성과 케이블의 대립도 불거질 대로 불거진 상태다. 초기 위성방송은 SO 전환에서 탈락한 RO 인력 일부를 마케팅 인원으로 활용, RO가입자의 위성전환을 사실상 유도하며 케이블 업계에 원성을 샀다. 반면 위성방송이 지상파 재전송 건을 사활을 걸고 추진할 때 케이블 업계는 지역민방 등과 `권역 준수`목소리를 냈다. 결국 케이블 업계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케이블은 권역 외 전송 중이던 경인방송을 대부분 송출 중단하는 `희생타`를 날려야 했다. 이밖에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가구별 안테나를 다는 것이 비용면이나 미관에서 모두 손해라 본 위성방송이 공동 주택에 별도 선을 마련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역무 침해`라는 케이블 업계의 반발에 한동안 시달려야 했다. ◇출혈 경쟁의 결과=과열 저가 경쟁의 첫 희생자는 프로그램 공급업체(PP)라는 게 업계의 견해.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PP에 수신료를 제대로 줄 수 없게 되고 이는 전체 프로그램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가입자 증가를 둔화시키는 악순환은 정해진 수순. 거기에 뉴미디어 시장마저 지상파가 주도케 하는 불평등에 일조한다. 더 이상의 가입자 확대가 어려워진 서울지역 한 복수SO는 아예 방송국 업무가 아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등 번들 상품판매로 흑자의 맥을 찾은 상태. 기본형(1만6,000원 내외)을 약간 상회하는 가격에 인터넷 서비스까지 제공하자 둔화됐던 가입자 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 등을 저가에 공급키 위해 필요한 자체 망을 대부분의 SO가 지니고 있지 못하기에 전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역시 부적당하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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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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