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헌혈은 생명살리는 작은 실천이죠"

13년간 200회 헌혈 양원준씨


"뺀 만큼 더해지는 게 헌혈이에요. 제게 헌혈은 작은 실천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구에겐 소중한 생명을 살린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혈액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은 겨울이다. 1년 중 헌혈자가 가장 적어 피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케이블TV 방송국에 근무하며 13년 동안 200번의 헌혈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케이블 채널 '환경TV' 기획실에 근무하고 있는 양원준(31)씨. 93년 첫 헌혈을 시작한 이후 지난 2일 200번째 헌혈을 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3년간 매월 헌혈 실천에 동참한 셈이다. 헌혈을 하게 된 동기는 그리 대단하지 않다. 혈액이 부족해 고통받는 난치병 환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신문 기사로 읽고 다음 날 별다른 생각 없이 '헌혈의 집'을 찾았다. 헌혈을 한번 하고 나니 그 '묘한 매력'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평소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고등학생 신분에 기부금을 내기도, 자원봉사에 시간을 쓰기도 힘들었던 것. "돈도 안 들고 시간도 안 뺏기면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봉사 가운데 가장 좋은 게 헌혈이더군요. 봉사를 하면서도 꾀를 부린 셈이죠.(웃음)" 13년간 헌혈을 하면서 남에게 베푼 것보다 배운 게 훨씬 많다며 "헌혈에 감사한다"고 말하는 양씨. "헌혈을 할 때마다 '긍정의 힘'만이 세상을 바꿔가는 아름다움이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헌혈자 중 많은 이들은 자신의 형편이 넉넉지 않은데도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나서고 있거든요." 꾸준히 헌혈에 나서다 보니 지난 96년과 98년 대한적십자사 적십자헌혈유공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6월에는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 내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헌혈왕이 됐지만 양씨는 "주위를 둘러보면 저보다 더 많이 헌혈한 분, 더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다른 봉사활동은 몰라도 헌혈 만큼은 몸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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