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렸던 박찬호(36ㆍ필라델피아)가 한숨 돌렸다.
박찬호는 7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1안타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사이영상을 두번이나 받은 메츠의 좌완 에이스 호안 산타나와 맞대결했지만 투구 내용은 뒤지지 않았다. 삼진은 5개 잡고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각각 1개 내줬을 뿐이다. 최고 구속 150㎞의 포심 패스트볼로 급할 때마다 불을 껐고 커브와 슬라이더도 제대로 먹혔다.
박찬호의 노련미는 6회 필라델피아의 연이은 실책으로 2사 1ㆍ3루의 위기가 닥쳤을 때 빛났다. 그는 타율 4할대의 강타자 카를로스 벨트란을 상대로 과감하게 직구를 던지며 좌익수 뜬 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7회초 0대0으로 맞선 필라델피아의 공격 때 박찬호는 대타 에릭 브런틀렛으로 교체됐고 필라델피아는 7회말 1점을 내주며 1대0으로 패했다.
올시즌 4차례 선발로 나와 매경기 홈런을 허용하며 방어율이 8.57까지 치솟았던 박찬호는 이날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선발에 일단 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어율은 6.67로 떨어졌고 현지 언론의 호평도 받았다. 찰리 매뉴얼 필라델피아 감독은 “그가 얼마나 선발 자리를 원하는지 스스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오는 13일 친정팀인 LA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