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0년 증시전망] 기관 성장주중심 공격적 매수 나선다

기관투자자들의 올해 주식운용 전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매수우위의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얘기다.기관들은 이를 통해 증시를 부양은 물론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회사차원에서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성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기관들의 공격적인 행보는 우선 증시의 기본적인 변수인 경기와 수급측면이 개선돼 올 증시가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데 기초를 두고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진입하면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이는 증시의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관들은 이에 따라 정보통신 및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와 수익성 호전주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산업구조가 정보통신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하이테크종목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금융여건 변화에 크게 변동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하는 안정된 기업들의 주가상승폭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들은 특히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가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코스닥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신 신대식(申大植) 주식운용팀장은 『올해는 정보통신 및 인터넷 관련주는 물론 구조조정이 잘 이루어진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에 따라 하이테크 산업내에서도 향후 성장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종목들과 꾸준한 수익을 창출함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중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관별로 보면 투신의 발걸음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장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데다 오는 2월8일 대우채 환매이후 수탁고를 높이기 위해서는 공격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신은 특히 올해 장세가 지난해 보여준 유동성장세 성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해외증시와 연동된 본격적인 실적장세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같은 변화에 맞춰 운용전략을 수립하되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투자위험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또 새로운 산업패러다임 변화와 밀레니엄시대에 부응해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선별매수하는 전략을 구사,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대한투신 이상호(李相鎬) 주식투자부장은 『실적장세 본격화에 대비한 운용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중장기투자를 원칙으로 주가변동에 따른 투자위험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특히 성장성이 높은 정보통신 및 인터넷주는 물론 최근 장세에서 소외된 저평가 종목군도 선별매수,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연기금 등 다른 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적극적인 시장참여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이 대세상승국면으로 이동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식외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밖에 없다』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테마주와 실적우량주 등의 매수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관들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보를 가로막을 걸림돌도 있다. 지난해말부터 불기 시작한 고객의 환매요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와 2월8일 대우채 환매 등이 그 것. 하지만 기관들은 특별한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매요구의 절대규모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신규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많아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2월8일 환매에 대한 대책을 이미 세워놓았다는 점도 순매수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투신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은 이미 상당수 펀드를 만기에 대비, 주식편입비율을 낮춰 놓았고 2월8일이전 대우채 관련 펀드를 환매하는 경우 원금의 90~95%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주식형펀드에 재유치하는 방안 등을 속속 도입해 고객의 환매요구에는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하이테크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는데다 올 1월까지 만기도래하는 스폿펀드(2조5,000억~3조원) 가운데 50%가량이 다시 신규펀드로 대체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매수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펀드가 속속 설정되는 한 순매수를 지향할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신년초부터 대우관련 수익증권의 재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어서 다시 한번 기관화장세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기관 등 법인자금의 유입도 연초부터 다시 환류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순매수를 이어갈 재료다. 지난해말 결산에 대비해 환매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관들이 결산을 끝낸 다음 다시 가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부동자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에 투신을 비롯한 기관에 속속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상황이라면 증시를 주도할 비축실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고진갑기자GO@SED.CO.KR

관련기사



고진갑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