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원·달러 환율 극도로 불확실

중장기 전망 "920원 이하" "970원 이상" 극명하게 갈려<br>글로벌 경기침체등 대외변수에 '시계제로'


원·달러 환율 극도로 불확실 중장기 전망 "920원 이하" "970원 이상" 극명하게 갈려글로벌 경기침체등 대외변수에 '시계제로'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원ㆍ달러 환율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최근 환율이 이틀간 11원가량 급락하며 6주간의 940원대 박스권 장세에서 이탈한 것을 계기로 올해 중장기 환율 전망이 920원대 아래쪽과 970원대 위쪽으로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환율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고 할 정도로 예측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이처럼 전망치가 양극화되면서 범위가 대폭 확대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이는 그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대외여건에 흔들리는 우리 경제의 앞날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환율은 대외적으로 그 나라 경제력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의중대로라면 환율을 통해 본 새 정부호(號)는 '시계(視界) 제로(0)'인 상태에서 출항한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환율이 한달여 만에 930원대로 하락한 것과 관련해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좁게는 930원대 중반, 넓게는 940원 초반대에서 조정 양상을 띨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쯤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으로 나눠지고 있다. 완만한 하향안정 모습을 보이며 920원대 밑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과 재상승을 시도하며 970원대 이상을 내다보는 전망이 맞서고 있는 것. 하향 곡선을 예상하는 쪽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달러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원화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논리를 앞세운다. 권우현 우리은행 과장은 "최근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세계 각국의 통화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져 상대적으로 평가절상이 안된 원화가 강세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과장은 하반기 920원대의 하락 가능성을 점쳤고 905원까지도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승모 신한은행 과장도 "나빠진 미국 경기지표가 반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환율도 달러 약세로 920원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 수급 문제도 큰 변수는 못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하반기에는 진정되고 자금시장 경색도 완화돼 달러 유동성이 나아질 것"이라며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점차 감소하는 등 갈수록 원화 절상 요인이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920원대 수준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권 연구원의 전망이다. 반면 환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쪽은 글로벌 신용경색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불안한 주가흐름, 경상수지 악화 요인 등으로 원화 약세를 점치고 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와 수출업체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로 달러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글로벌 신용위기가 다시 불거지고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달러 수요가 많아지면서 환율이 970~98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상무도 "미 경제상황이 더 악화되면서 대미 수출도 부진해지고 달러 유동성 부족을 맞을 수도 있다"며 "여기에 서브 프라임 위기감이 확산된다면 970원까지 고점을 높여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모건스탠리 등 다수의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외국인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등을 근거로 원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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