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값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 7월 말 이후 근근이 보합세를 유지했지만 8월 상순부터 하락세가 뚜렷하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 등 우리 기업들이 큰 수익을 올려왔던 낸드플래시 반도체가 급락 현상을 보이면서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익에 비상등이 켜졌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력제품인 1기가 DDR2 제품이 8월 상순 고정거래가 협상에서 5% 이상 떨어진 데 이어 하순 협상에서도 5%가량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고정거래 단가도 지난달 말 2.37달러였던 것이 상순에는 2.25달러까지 내려앉았으며 이달 하순 협상에서는 2.1달러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12메가 제품도 1.19달러에서 1.13달러로 5%가량 떨어진 데 이어 이달 하순 협상에서는 1달러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현물 값은 추가 하락을 계속해 이달 1일 개당 1.88달러였던 1기가 제품이 지금은 1.84달러로 하락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의 약세가 계속되고 있어 8월 하순 고정가 협상에서도 그리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기대했던 ‘백 투더 스쿨 효과’, 즉 신학기 시즌 이전에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를 맞보지 못한데다 하반기에도 수요가 확 늘어나기 힘들다는 점에서 가격이 단기간에 급상승 국면으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올림픽이 끝난 후 조금이나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반도체시장에서는 그동안 아시아 최대 현물시장인 중국이 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통관절차를 까다롭게 하자 현물 값이 떨어지고 이에 영향을 받아 고정거래가까지 하강곡선을 그려왔다. 통관 때문에 막혔던 현물시장에 물꼬가 터지고 이것이 고정거래가에도 선순환의 흐름을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시장의 수요ㆍ공급이 정상적인 패턴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이것이 적어도 3ㆍ4분기 동안에는 업체들의 수익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