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경제 전망] 美 증시 개미들 떠난다
10월 펀드 유출액 720억弗 달해전형적인 장기약세장 징후 뚜렷시장신뢰 회복시간 오래 걸릴듯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미국 증시가 전형적인 장기 약세장 징후를 보여 주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미국 증시가 장기간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1930년대와 1970년의 특징 중 하나인 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신뢰상실 현상을 다시 보이고 있다”며 “과거 사례가 시사점이 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이른 시일 안에 증시로 복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신문은 이어 “과거 약세장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 전 고점을 돌파하는 ‘대세 상승장’을 열기까지 10여년 가까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미 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10월에만 주식형 펀드에서 720억달러를 인출했다. 10월 인출금액은 2002~2005년 개인 투자자들의 연평균 주식형 펀드 유입금액인 620억달러보다 많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은퇴계좌 보유분까지 감안할 때 미국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증시 거대 세력이다.
그러나 2002~2005년의 평균 유입금액은 이전 10년간 평균치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 등 개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은 이미 몇 년째 진행돼왔다고 WSJ는 강조했다. 실제 2006년 이후 개인들은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연평균 400억달러씩 자금을 인출하고 있다. 2001년 미국 가구의 52%가 주식이나 펀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비율은 최근 46%로 줄었다. 개인뿐 아니라 기관들도 최근 몇 년 동안 파생상품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며 시장의 외면을 가속화시켰다.
이 같은 시장 회피는 과거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1968년 증시가 고점을 기록한 뒤 투자자들은 전보다 뮤추얼펀드에 돈을 덜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2년 5월부터 1980년 3월까지 주식형 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42%나 축소됐다. 대공황 때인 1932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29년의 최고치에서 89%나 하락한 뒤 1954년까지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1966년 다우지수는 1,000선을 돌파했으나 바로 25% 추락했다.
신문은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현재의 주식 투자에 대한 조심성은 증시 회복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며 “이는 기업의 증시 자금조달을 어렵게 하고 금융기관 수익성을 압박해 경제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WSJ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정책 입안자들의 노력 등을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얼마나 오래 시장을 외면할지를 단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시 투자가 소수의 부유층으로 한정됐던 반면 현재는 일반 대중이 활발하게 주식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관련 조사기관에 따르면 소액 투자자들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향후 10년간 매년 1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1년 퇴직연금 프로그램에 가입한 20대 청년 헤리 코언도 “최근 18개월 동안 40%가량 주가가 축소됐지만 지난 6년간 연평균 10~20%씩 자산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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