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견그룹·기업들 "우린 어쩌라고…"

■ 삼성도 유동성 긴급점검 나섰다<br>삼성 유동성 확보위해 시장 참여땐<br>신용낮은 기업 자금조달 더 힘들어<br>금리 올려서라도 미리 확보등 검토

“삼성까지 들어오면 우린 정말 손 벌릴 데가 없을텐데 큰일입니다.” 중견기업의 한 자금 담당자는 삼성그룹의 유동성 점검 계획이 알려진 3일 “만약 삼성까지 시장에 참여한다면 웬만한 기업들은 돈줄이 막히게 될 것”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삼성그룹의 유동성 점검 계획이 재계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당장 채권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세워놓은 기업들은 삼성의 시장 참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삼성이 이례적으로 직접금융시장에서 유동성 확보를 시도할 경우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은 금리를 불문하고 투자자 찾기도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채권시장도 이미 패닉 상태=외환시장이 불안한 탓에 국내 채권시장도 이미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게다가 최근 일부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설이 몰아치면서 투자자들은 잔뜩 움츠려 있는 실정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트리플B 수준인 기업의 회사채는 요즘 투자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면서 “채권시장도 이미 패닉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800억원 규모의 2년 만기 회사채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2.90%포인트’의 금리로 조달했다. 이를 두고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금리 수준보다 0.2~0.3%포인트 높았지만 발행에 성공한 게 다행일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금리 올리더라도 먼저 조달해야 하나” 고민도=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어 있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유동성 점검 소식은 자금확보가 필요한 모든 기업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 탓에 투자자들은 약간의 리스크도 떠안으려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삼성만이 유일한 투자 대상이 되면 다른 여타 기업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도 “삼성이 실제로 시장에 들어올지는 모르지만 만에 하나 그렇게 된다면 요즘 분위기에서 신용등급 A 이상의 기업들도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금리를 더 얹어주더라도 채권발행을 앞당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한 중견기업의 자금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금리를 높이더라도 필요한 자금을 미리 확보해놓는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기업은 직접금융시장이 아닌 은행권 차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은행권 차입은 대부분 1년 만기의 단기인데다 담보 문제로 필요한 만큼 조달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