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도요타. 아직까지는 국내 점유율이 미미한 편이지만 철저한 애프터서비스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그동안 도요타는 캠리로 국내 소비자들을 만나왔다. 미국에서는 베스트셀링카로 꽤나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지만 국내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여왔다. 지난해 10월 모델 체인지를 통한 고급사양의 2000년 모델로 새롭게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의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캠리 2000년 모델의 매력을 한껏 만끽해봤다.
차체는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였다. 또 크게 멋부린 부분도 없어 현란한 장식을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도 적당해 보였다. 그러나 단순한 디자인에서 드러나는 세련된 느낌은 작은 차이에서 비롯됐다. 옆면을 물살처럼 가르는 선과 둥글게 곡선 처리한 차체의 끝부분은 눈길을 끄는 요소였다. 또 크롬 도금을 입힌 그릴은 화려함을 강조한 유일한 부분으로 보석 장식의 보롯치처럼 포인트를 준다.
심플한 외장과는 달리 실내 인테리어는 다양한 편의장치들로 가득했다.
천연가죽으로 마감한 시트와 우드그레인 장식, 사이드 에어백까지 모든 사양을 고급화했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넓은 트렁크로 실용성을 강조했고 전동식으로 작동하는 장치들은 편리함을 더했다.
이처럼 내부 인테리어나 편의장치는 고급스러워졌지만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다. 도요타 측은 풀 옵션의 차량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리 2000년 모델은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수 있을 것 같다.
주행을 시작하면서 도요타 자동차가 자랑하는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주행중에 느끼게 되는 흔들림이나 불안정함이 적었다.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차량은 주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새로 장착한 2.2ℓDOHC 엔진은 속도를 더하면서 우수한 성능을 과시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순발력 있게 반응, 자동변속 차량에서 느끼게 되는 불만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을 기억하는 인공지능 자동변속기는 돋보이는 기술력이었다.
물론 3,480만원의 판매가격은 국내에서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같은 가격이면 상위급의 차량을 구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도요타의 인기 비결인 내구성을 감안할 때 캠리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차량이었다.
최원정기자BAOBAB@SED.CO.KR
입력시간 2000/03/27 1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