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자본시장을 바로 세우자] <3-2> 퇴직연금 도입 서둘러야

세제혜택등 勞使합의 여건조성 시급<br>투자손실 우려 없게 상품 선택권 부여도 필요<br>도입땐 장기적으로 신규자금 8兆이상 유입<br>주가 변동성 축소 '기업가치' 투자 관행 정착도

[자본시장을 바로 세우자] 퇴직연금 도입 서둘러야 세제혜택등 勞使합의 여건조성 시급투자손실 우려 없게 상품 선택권 부여도 필요도입땐 장기적으로 신규자금 8兆이상 유입주가 변동성 축소 '기업가치' 투자 관행 정착도 • '401k' 증시10년 호황 주역 • 미래에셋 '연금펀드' 정부안과 흡사 • 1부 주식투자 개념 바꾸자 주식도 저축이다 노후 플랜을 짜자 페어게임 룰 보강해야 '주주중시 경영'의 참뜻 • 2부 슈퍼증권·투신사 나올 때다 시장지배력 높여줘라 히트상품이 나오게 하자 역차별을 없애라 • 3부 새로운 수요기반 늘리자 연기금 투자확대 걸림돌들 “한국 종합주가지수가 500~1,000포인트의 박스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증시 체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 장기적으로 증시의 수요기반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증시로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근수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제 도입’이 국내 증시의 불안요인으로 꼽히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퇴직연금제도의 기본 목적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소득 보장이지만, 퇴직연금 자금 중 일부가 주식시장에 투자된다면 증시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미국도 퇴직연금제를 도입, 주식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대에서 1만포인트대로 급상승할 수 있었다”면서 “한국도 조속히 퇴직연금제를 도입해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고 기관투자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 노동계와 재계간 입장 조율이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현행 퇴직금제도에 문제점이 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퇴직연금제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상황이다. ◇퇴직연금 도입, 어디까지 왔나= 퇴직연금제 도입 문제는 지난 1998년 ‘퇴직금제도 개선’이 노사정위원회 의제로 선정된 이후 무려 6년째 질질 끌어오고 있다. 노사간 이견으로 완전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2003년 9월 퇴직연금제 도입 등을 포함한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으며,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최종안 제출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제는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 일정 자금을 갹출해 사외에 적립, 운용하여 퇴직 후 연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제도가 도입되면 개별 기업들은 노사 합의에 따라 기존 퇴직금제도를 유지하든지, 퇴직연금 중에서도 확정기여형(DC) 또는 확정급여형(DB)을 선택하게 된다. 확정기여형은 근로자가 적립금의 투자대상을 정하고 운용결과에 책임을 지며, 운용결과에 따라 향후 지급받는 연금액이 달라진다. 확정급여형은 연금액이 미리 정해져 있으며, 운용 위험을 기업이 부담한다. ◇안정적 증시로 ‘체질개선’ 기대= 황건호 증권업협회 회장은 “증시에 퇴직연금 자금이 투입돼 수십년 이상 장기 운용된다면,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확충돼 주가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기업가치에 기초한 투자관행이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2001년말 퇴직금 누계액 85조원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10%로 가정할 때, 퇴직연금제 도입시 약 8조5,000억원의 신규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 자금이 제도 도입 직후 곧바로 증시에 투입되는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들어올 전망이다. 김근수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몇조원을 투입한다고 증시가 부양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증시의 체질을 안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 선진국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연금비중이 큰 국가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의 규모도 컸으며, 증시의 변동성도 줄어드는 관계가 뚜렷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세제혜택 등 도입여건 조성 절실= 현행 퇴직금제도로는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할 수 없기 때문에 퇴직연금제를 대안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할 경우 손실을 우려하는 노동계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특히 연금자산의 운용 책임이 근로자에게 있는 확정기여형(DC) 제도의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기업들 역시 현행 퇴직금 부담과 비교해 퇴직연금 도입시 더 큰 부담이 발생한다면 기업 경切?제고 차원에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얀 나이슨(Jan Nijssen) ING그룹 연금사업부문 회장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퇴직연금을 채택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퇴직연금 가입자들에게 투자상품에 대한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이를 위한 투자자 교육도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태선 SEI 에셋코리아 사장 역시 “일반인들은 재무관리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가입을 원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투자성향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8-1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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