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뉴욕 홍보업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로렌 와이스버거의 신작 출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칙릿(chick 젊은 여성+lit 문학)’ 열풍을 몰고 온 로렌 와이스버거의 신작 장편소설이 2년 만에 번역 출간됐다. ‘악마는…’에서 톡톡 튀는 감각으로 뉴욕 패션계를 리얼하고 발랄하게 묘사했던 저자가 이번에는 뉴욕 홍보 업계로 시선을 돌렸다. 주인공은 스물일곱살 베트 로빈슨.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의 한 투자은행에 입사해 5년 동안 최선을 다한다. 제대로 된 점심시간 한번 누리지 못하고 하루에 15시간씩 일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정신이 없었다. 어느날 그녀에게 절친한 친구가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친구와 약혼을 한다고 말한다. 친구의 결혼 발표는 서른을 바라보는 미혼 직장여성에게는 그야말로 일종의 ‘충격’이다. 갑자기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자신은 외로이 일 중독에 빠진 채 중년 여성으로 늙어가는 것 같아 불안하고 슬퍼지기 마련이다. 그녀는 친구의 깜짝 발표에 화들짝 놀란다. 거기다 상사와의 사소한 다툼으로 울컥해 회사에 사표를 내고 만다. 그 동안 자신을 ‘따뜻하게’ 해 준 월급과 연말 보너스가 한꺼번에 사라지고 졸지에 백수가 된 그녀에게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난다. 그녀의 삼촌이 뉴욕에서 제일 잘 나가는 홍보회사 ‘켈리&컴퍼니’를 소개해 준 것이다. 평소에도 사람들과 친밀하게 말하는 재주를 가진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라고 기뻐한다. 은행원에서 홍보회사의 파티플래너로 변신한 그녀는 이제 딴사람이 된다. 사람을 평가할 때도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하고, 명품 핸드백은 단지 가방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된다는 야망과 욕망 그리고 속물근성을 서서히 드러내게 된다. 책은 화려한 스타와 명품, 유명 음식점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 시대 대도시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속내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일견 속물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가치관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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