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신인왕 라이벌, 유소연과 최혜용의 발랄한 수다



신인왕 라이벌, 유소연과 최혜용의 발랄한 수다 글_안상호 기자(서울경제 골프매거진) shnote@sed.co.kr ImageView('','GisaImgNum_1','center','426');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아직 관람객도 들지 않은 조용한 전시장에 톡톡 튀는 화음이 들린다. 발랄한 소녀들의 수다 덕분이다. 그 속에 KLPGA 투어 신인왕과 상금랭킹 2위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치열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친한 사이의 두 소녀만이 보일 뿐이다. 최혜용(18·LIG)과 유소연(18·하이마트)이 ‘픽사 애니메이션 20주년 기념전’ 전시장에 놓인 캐릭터 인형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며 재미난 표정을 따라한다. 대화 중에 짓궂은 표정을 짓기도 하고 이런저런 손짓을 하며 과장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아주 친한 사이지만 성적이나 기록을 보면 그럴 것 같지가 않다. 유소연은 지난 6월말까지 최혜용보다 성적이 앞선 상태였다. 하지만 7월에 열린 레이크사이드오픈 이후 상금랭킹 3위이던 최혜용이 유소연을 누르고 2위로 올라섰다. 신인왕 포인트에서도 최혜용은 38점차를 20점차로 줄이며 유소연의 발뒤꿈치까지 바짝 다가갔다. 과거에도 둘은 늘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최혜용은 유소연에게 평점이 밀려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을 잠시 미뤄야 했다. 그래서 둘을 붙여 놓으면 서부영화에 나오는 운명의 적수처럼 예리한 눈으로 상대를 노려보며 숨을 죽여야 할 듯하다. 하지만 실상을 보니 서로 물총싸움을 하는 개구쟁이들이다. ■ 만남 유소연과 최혜용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주니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가 본 최의 첫인상은 피부가 진짜 까맣다는 거였다. 까만 피부에 보이는 것은 동그란 눈밖에 없었다. 최가 기억하는 유는 정말 여성스러워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성격은 영화 같은 반전이었다”고 표현했다. 이때부터 둘이 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 두 소녀가 정말 친해지게 된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국가대표를 지내면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부둥켜안고 우는 통에(?) 친해지게 됐다. ■ 성격 KLPGA 투어 대회장에서 유와 최를 보면 너무나 다른 모습에 친구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대회장에서도 높은 톤의 웃음과 여유를 보이는 유에 반해 최는 차분한 표정으로 묵묵히 라운드를 돈다. 두 사람의 성격 차이 때문이다. 유는 최를 이렇게 말했다. “혜용이는 눈물이 많다. 울면 컵으로 받아줄 정도다.” 최가 이렇게 되받아친다. “소연이는 상당히 깔끔 떤다.” 대신 수습도 시도한다. “소연이는 언니 같은 면이 많다. 국가대표팀 합숙을 할 때 나를 이른 아침에 깨워주거나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을 챙겨줬다.” 그러나 고분고분 넘어가지는 않는다. “대신 엄청 자존심이 강하다.” 유가 최에게 살짝 눈을 흘긴다. “너도 강하지.” 유는 서글서글한 성격에다 사람 사귀는 걸 좋아한다. 이득도 많다. 선배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잘 모르는 점들을 자세히 알려준다. 최는 어렸을 때부터 말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성격을 바꾸기 위해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습관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최의 마지막 말은 뼈가 있다. “프로니까 여러 가지 면에서 변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 신인왕에 너무 집착을 하면 마이너스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최선을 다하자.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최혜용 ImageView('','GisaImgNum_2','center','550'); ■ 학업 최와 유, 둘 모두 골프 때문에 학교에 잘 나가지 못한다. 그래도 학업을 소홀히 하지는 않는다. 유는 학교에 자주 가려고 노력한다. 학교에 가면 친구들이 유를 반겨준다. 유가 하는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된 친구들도 많다. 수업 중에서 국사시간이 늘 즐겁다. 그 이유에 대해 유는 “전 애국자인가 봐요”라고 한 마디를 툭 건넨다. 다른 이유는 없냐는 질문에는 배시시 웃으며 “그냥 재미있다”더니 더 캐묻자 “성적이 제일 좋다”며 귀여운 웃음을 짓는다. 싫어하는 과목은 수학이란다. 이유는 이상하게 수학은 재미가 없어서다. 최는 창원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부산으로 전학을 갔다. 등하교길이 멀다보니 친구들을 사귀어도 멀어서 잘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학교 친구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대신 골프를 하면서 만난 친구들과 친하다. 유와는 정반대로 최는 수학 성적이 제일 좋았다. 내년이면 대학생이 되는 둘은 공교롭게도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같이 입학한다. 둘 모두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다. 특히 오리엔테이션이나 대면식 등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자유분방한 캠퍼스 생활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 ■ 골프 상금랭킹과 신인왕 이야기를 꺼내자 환하게 웃고 있던 유와 최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펴진다. 역시 욕심이 나는 부분은 감출 수 없다. 유와 최도 그렇게 말한다. 신인왕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리고 상금왕과 신인왕 중에 무엇을 더 가지고 싶냐면 당연히 신인왕이라고 말한다. “10년만 지나면 상금이 더 좋다는 걸 알게 될텐데?”라는 질문에도 그건 나중 일이라며 손사래 친다. 그러나 집착은 금물이다. 그래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믿는다. 각자 열심히 한 뒤 마지막 결과에 대해서는 인정하자. 그리고 상대에게 축하해줄 일이 있으면 기쁘게 해줬으면 좋겠다. -유소연 ■ 바람 서로에 대한 바람이 있다면 여태까지 그래온 것처럼 앞으로도 각자 열심히 하자는 것이다. 대신 결과에 대해서는 서로 인정하고 축하해줄 일이 있으면 웃으며 기뻐해주자고 입을 모은다. 여태까지 그래왔다. 롯데마트 행복드림컵여자오픈 우승 후 물세례를 받아 추위에 떠는 최에게 수건을 가져다 준 사람은 유였다. 미소가 지어지는 이런 장면을 더 자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시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유가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며 열변을 토한 뒤 최를 바라본다. 머뭇거리던 최가 “근데 소연이가 하고 싶은 말을 먼저 해버려서 제가 할 말이 없어요”라며 살짝 울상을 짓는다. 그러자 유가 최에게 부채질을 한다. “역시 인터뷰는 먼저 해야 돼.” 골프에서 둘의 최종목표는 비슷하다. 미국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는 골프 선수로서 해볼 것을 다해본 후 매니지먼트나 의류사업을 해보고 싶단다. 최는 일단 인정받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먼저다. ■ 연애 18살인 만큼 남자친구와 관련된 이야기가 궁금하다. 유의 이상형은 키가 크고 착한 사람이다. 대신 자신의 일은 똑 부러지게 해야 한다. 연예인으로 치자면 이승기 정도다. 똑똑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가 좋다. 최의 이상형은 평범하고 착한 남자다. 키도 적당했으면 좋겠다. 갑자기 유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진짜? 너 얼굴 잘 생긴 사람 좋아하잖아.” 최가 당황한 눈치다. 실내에 잠시 웃음소리가 감돈다. 연예인 중에는 이동건이 멋있단다. 그러자 유가 “류수영도 진짜 멋있다”며 끼어든다. 영락없는 10대다. 아쉽게도 둘 모두 남자친구가 없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 섭섭한 일, 억울한 일들을 서로 수다로 풀며 놀리는 둘 사이가 연인보다 더 즐겁고 아름다워 보인다. 유가 한 마디 한다. “놀리기는 혜용이가 더 놀려요.”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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