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보고싶고 대~한민국 외치고 싶죠"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거리응원이 큰 사고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고된 격무를 마다하지 않은 숨은 일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응원인파 정리와 경비 업무를 전담한 경찰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상 초유의 거리응원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들은 월드컵 개막이후 20여일이 지나는 동안 휴일도 반납한 채 24시간 시내 경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주도에선 한 경찰관이 최근 월드컵과 지방선거 업무로 수일간 철야근무를 하다 과로로 쓰러져 숨지는 일까지 있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간부는 "한국전이 열리기 전날과 당일은 현장에 나간 경찰 모두가 응원인파 통제에 거의 녹초가 된다"며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4강전이 솔직히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치지만 연일 계속된 한국팀의 선전과 지금까지 큰 사건, 사고 없이 거리응원이 진행됐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119구조대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전 때마다 전국에서 필수요원을 제외하고 행정요원들까지 총동원돼 1만여명의 소방인력이 700여대의 구급구조장비와 함께 거리응원이 펼쳐지는 곳곳에 배치돼 응급구조에 나섰고 거리응원 인파가 몰린 서울에는 응원전이 벌어질 때마다 2,000여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특히 지난 22일 스페인전이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더위 속에 벌어지면서 응원에 나선 많은 시민들이 일사병과 탈진 등으로 쓰러져 119구급대원들은 경기 시청도 뒤로한채 응급환자 치료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편 수많은 거리응원 인파가 사라지고 남은 자리에 남은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도 숨은 일꾼 가운데 하나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탈리아전이 열린 지난 18일 하루동안 서울 도심의 거리원전에서 나온 쓰레기양은 모두 267t으로 종로구와 중구의 하루평균 쓰레기양과 맞먹는수치였다.
광화문에서 만난 한 환경미화원은 "평소보다 힘들지만 한국팀의 승리만 계속된다면 이까짓 일은 아무 것도 아니다"며 오히려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민동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