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무역 및 건설업을 영위하는 기업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량한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준지주회사의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0%(592만주)는 시가총액이 2조5,000억원이 넘어 삼성물산 시가총액 2조3,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외국계 기관투자가들은 이 회사의 자산가치에 투자포인트를 맞춰 접근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심지어 삼성전자 지분을 포함한 보유 유가증권을 처분하라고 요구할 정도다.
이에 대응해서 삼성은 그룹차원에서 경영권 방어를 시작했다. 삼성물산의 불안한 경영권은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영권 위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SDI는 지난 9월부터 한달간 700억원을 출자해 삼성물산에 대한 추가지분을 시장에서 확보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삼성SDI 7.4%, 삼성생명 4.8%, 이건희 외 특수관계인 3.8%(자사주 및 자사주펀드 2.1% 포함) 등 총 16.0%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현 수준의 우호지분이 삼성물산의 경영권 안정을 낙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즉 안정적인 경영권을 위한 우호지분 확보는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께까지 꾸준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급 측면에서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의미이다.
내년부터는 실적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 최근의 건설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삼성전자의 탕정 LCD 단지를 시공하는 등 안정적인 삼성그룹의 설비투자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내년부터 탄탄한 실적이 유지될 전망이다.
또 해외사업 부문에서 발생하는 대손처리가 올해 중 상당부분 마무리돼 수익성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이후의 실적 개선 전망과 더불어 외국인 투자가들의 계열사 지분 매각요구는 주가 측면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방어 움직임을 감안할 때 삼성물산의 자산가치는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향후 지분확보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상승의 여력이 높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