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플 인 이슈] 헨리 폴슨 美재무부장관

美 국책 모기지기관 국유화 '총대' 메나<br>패니매등 긴급구제 대책에 "反시장주의자" 비판 직면<br>임기 5개월 남아… 3분기중 개입여부 결단 가능성 높아<br>버냉키 의장과 더불어 "경제위기 대처 失機" 평가도

◇약력
▲1946년 플로리다 팜비치 출생
▲1968년 다트머스대 졸업(영문학)
▲1970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졸업
▲1970~72년 국방부 차관 보좌관
▲1972~73년 닉슨행정부 백악관 경제참모
▲1974년 골드만삭스 입사
▲1994~97년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
▲1998년 골드만삭스 공동 CEO
▲1999년 골드만삭스 회장 겸 CEO
▲2006년 미 재무부장관

'월스트리트식 사회주의자인자, 월스트리트의 구제주인가' 헨리 폴슨(62) 미국 재무부장관이 지난달 13일 미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긴급구제 대책을 발표하자, 미국의 반응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에서 30여년간 잔뼈가 굵은 시장주의자인 폴슨 장관이 관치해법을 모색하자 시장의 룰을 저버린 반시장주의자라는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내 정통 보수파 의원들은 "여기가 프랑스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일각의 이런 비판에도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대마불사(too big to fall)'원칙이 적용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폴슨 장관이 내린 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006년 7월 74대 미 재무부 장관에 취임한 헨리 폴슨. 그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더불어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의 한 복판에서 신용 위기를 잠재우고 경제를 회복시켜야 할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여름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걷잡을수 없이 확산되자, 폴슨 장관은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는 지론을 접고, 관치금융의 선장으로 활약한 지 오래다. 베어스턴스 구제 금융을 주도했고, 경제낙관론을 버리고 1,680억 달러의 경제부양책을 마련했다. 취임 초기 엔론 분식회계사건을 계기로 제정된 샤베인 옥슬리법 폐지를 강력히 추진하고, 런던식 탈규제를 모델로 금융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려던 꿈도 접었다. 대신 월가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개혁 청사진을 마련했다. 그는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공적자금을 무제한 투입할 권한을 의회로부터 받았지만, 아직까지 집행을 주저하고 있다. 민간 회사의 경영 실패를 정부가 구제할 경우 모럴해저드(도적적 해이)를 낳고, 국민 세금까지 축 낼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탓이다. 그는 수 차례에 걸쳐 "두 기관은 '현재의 형태'로 유지될 것이고, 긴급 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월가는 긴급 구제자금 투입과 소유구조의 변경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기위기다. 지난 20일 재무부 당국자들이 패니매ㆍ프레디맥 경영진을 극비리에 회동한 것을 두고 정부 개입이 임박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폴슨 장관은 국유화가 정말 필요한지, 국화유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고, 이후에는 소유구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개입 시점. 임기를 불과 5개월을 남겨 둔 폴슨 장관이 과연 총대를 멜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장 숨 넘어 가는 상황만 아니라면, 정면 돌파를 차기 정권에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폴슨 장관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두 기관은 다음달 말까지 무려 2,230억 달러어치의 만기채권이 집중 도래한다. 이중 87%는 1년 미만의 단기 채권이다. 매주 수십억 달러씩 빚을 내 빚을 갚아야 하는데, 조달 금리는 갈수록 치솟고 있다. 지난 1년간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주가는 각각 93%와 95% 빠졌다.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은 "게임은 끝났다"며 독자생존 불가판정을 내렸다. 이런 정황에 비춰보면 두 기관의 빚 상환 여부가 폴슨의 결단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개입 시점이 3ㆍ4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은 여기서 연유한다. 폴슨은 1974년 골드만삭스에 입사, 승진을 거듭한 끝에 1999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올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8년간 골드만삭스를 이끌면서 세계 최강의 투자은행이라는 입지를 굳히게 한 그를 2006년 임기를 같이할 마무리 재무장관으로 기용했다. 석유회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원래 월가맨을 "허공을 쫓는다"며 선호하지 않았지만, 그에게 '공화당의 로버트 루빈'을 기대했다고 한다. 2006년 경기 냉각 조짐에 호황을 연장할 적임자로 성공한 CEO이자 중국 통인 그를 낙점한 것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부를 이끈 루빈은 역대 최고의 재무장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기대와 달리 미국은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로 '제2의 대공항'을 맞을 수도 있는 경제위기를 맞고 있다. 폴슨 장관은 그보다 앞서 기용된 버냉키 의장과 한 묶음으로 위기대처에 실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신용 위기를 타계할 그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도 그를 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을 수행하는 그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항간의 소문에 대해 "지난 2년 반은 긴 시간이었다"며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며 부시와 함께 물러날 뜻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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