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분기 실망스런 실적과 경쟁사인 애플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에 극심한 조정을 받았던 레인콤[060570]이 급반등하고 있다.
4일 코스닥 시장에서 레인콤은 6%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보이며 2만4천원대에서2만5천원대 중반까지 주가가 뛰었다.
레인콤은 지난 연말 하드디스크타입의 신제품 H-10 출시를 발표하면서 연초 급등세를 타고 한때 주가가 3만8천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경쟁사인 애플이 가격 인하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데다 작년 4.4분기 실적까지 실망스런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깊은 조정국면에 빠졌었다.
깊은 조정이 지속되던 레인콤 주가 반등에 불을 지핀 것은 레인콤이 제품 가격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는 증권사 보고서였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레인콤이 애플의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제품 가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적정주가 4만3천원을 유지했다.
오재원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최근 애플의 제품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제품 가격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 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소 엇갈린다.
레인콤이 당장은 현재 가격을 유지하더라도, 가격 경쟁의 피해가 큰 경우 어쩔수 없이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증권 이시훈 애널리스트는 "국내 가격은 내리지 않더라도 유통업체가 가격결정권을 쥔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는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가격대를 계속 유지, 마진이 줄고 실적이 둔화된다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릴 것인 만큼 제품가격 인하 추세를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가격 인하는 시기의 문제로 당장 내리지 않더라도 한달 후 또는 두달 후 내릴 수 있다"며 "또한 1월에 출시된 제품 가격을 내리면 반발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시기를 조절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초 신제품에 대한 기대 속에 펼쳐진 주가 상승이 다소 과도했고, 최근주가가 반등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데는 동의한다.
현대증권 이 애널리스트는 "H-10에 대한 기대감에 오버슈팅했던 경향이 있었고 이후 애플의 역공 속에 외국계 매도세가 커지면서 주가 하락이 최근까지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주가 측면에서 반등이 가능한 국면에 도달했고, 공격적인 매도 주체도 없어 반등을 위한 여건은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그렇다고 현재 주가가 매력적이지는 않고, 적극적인 매수 세력도 확인되지 않는 만큼 투자 판단은 1.4분기 미국 시장 등의 성과가 나온 뒤 해도늦지 않다"고 충고했다.
다른 IT 담당 애널리스트도 "연초 주가 상승이 과도했었다. 최근 주가하락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애플의 영향이 크다"며 "예상보다 큰 애플의 가격 정책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