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묻지마 스팩 투자' 개미들 결국 울상

기관은 상장 첫날부터 순매도… 2~3배 급등후 공모가로 제자리


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 주가가 일제히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함에 따라 '묻지마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증시에 상장된 4개 스팩의 주가는 모두 공모가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3월3일 스팩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됐던 대우증권스팩의 경우 공모가가 3,500원에 달했지만 4,955원까지 올랐다가 2일 현재 3,600원으로 떨어졌다. 3월12일 상장한 미래에셋스팩1호도 3,810원까지 올랐다가 2일 현재 2,200원까지 하락했다. 현대증권스팩1호와 동양밸류스팩의 주가도 2일 현재 각각 6,950원, 1만250원으로 공모가(6,000원, 1만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스팩의 수익 창출이 최소한 1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점과 올해 상반기에만 20여개의 스팩이 상장될 예정이라는 사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한때 공모가의 2~3배까지 올랐던 스팩 주가는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꺾였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상장된 동양밸류스팩의 경우 거래 첫날부터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양밸류스팩의 경우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50%나 높은 1만5,000원에 형성됐지만 1만2,750원으로 하락한 채 마감됐다. 스팩들의 주가가 꺾인 것은 결국 터무니없는 주가상승에 따른 부담감 때문이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는 점 때문에 큰 관심을 끌었지만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다. 반면 기관들은 첫날부터 줄곧 순매도를 보였다. 개인들의 집중매수로 초반에는 급등했지만 수급불안의 현실화와 금융당국의 과열 경고가 맞물리면서 개인들의 추가 매수세가 끊겼고 그때부터 주가도 급락한 것이다. 스팩에 대한 기대가 너무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많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고 또 증권사에서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과대평가를 견제할 장치가 부족하다"며 "회사 청산시에도 자금회수가 보장된 공모가 수준에서 주가가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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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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