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이명박 대통령의 일하는 방식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부처 업무보고를 받은 지 꼭 일주일이 지났다. 이 대통령은 첫날부터 ‘공직자=머슴론’을 제기하면서부터 공직사회에 파란을 일으켰으며 둘째 날인 외교통상부 업무보고에서는 “외교통상부의 지나간 기간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 만족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불만이 좀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며 ‘군기’를 세게 잡았다. 국방부에서는 180도 바뀐 태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켜준 군(국방부)의 업무보고를 받게 된 것을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군을 한껏 추켜세웠다.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이제까지 걸맞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공직사회의 과거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토요일까지 이어진 노동부,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까지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결국 지난 일주일 동안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를 통해 공직사회의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총론적 지적과 함께 춘천 애니메이션센터, 군 사령부 등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지도형’ 리더십의 단면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업무스타일은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하다. 지난 1월1일인 새해 첫날부터 업무를 시작했으며 토요일, 일요일 등 휴일을 모두 반납한 ‘노 홀리데이’ 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집중력 있는 일하는 스타일은 과거 정부와 다른 참신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줬다. 그러나 반론도 상당하다. 주5일 근무 외의 초과근무를 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에서부터 초과근무에 따른 피로누적을 불평하기까지 공직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기업형 일하는 방식’을 선호해서 오히려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해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 리더십을 ‘기업 CEO형’이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이 같은 스타일은 지난 대선에서 500만표 이상 차이로 압도적인 국민지지를 받았으며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이 많다”고 말했다. 리더십의 스타일은 지도자의 면면에 달려 있다. 또 어떤 리더십이든 장ㆍ단점을 가지고 있다. 일을 장악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명박 대통령 스타일에서 치러지고 있는 부처 업무보고는 매일매일 공직사회에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 메시지의 가장 큰 주제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일 것이다. 변화는 ‘통증’을 동반한다. 이명박식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 초기의 이 같은 진통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