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같은 박찬호가 맞나요?"
27일(한국시간) 미뉴트메이드 파크에서 벌어진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 4회말. '폭스스포츠'를 통해 TV 중계를 하던 텍사스 전담 캐스터 조시 르윈이 먼저 말을 꺼냈다. 불과 5일만에 다시 보는 박찬호의 구위와 투구내용이너무도 다르다는 것이었다.
박찬호는 22일 LA 에인절스전에서 1회에만 7안타를 맞고 5실점 했고 2회에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연속 3안타를 맞고 강판당했다.
그러나 이날 박찬호는 4회까지 빗맞은 안타 2개만을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휴스턴 타선을 틀어막고 있었다.
르윈 캐스터는 경기 초반 "최근 4경기에서 박찬호의 피안타율이 4할에 가깝고 지금까지 7승 이상을 거둔 투수가 승률 7할 이상을 기록하면서 방어율이 6점대를 기록한 투수는 없었다"며 박찬호의 최근 불안한 투구 내용을 지적했었다.
이에 해설을 하는 전 텍사스 단장 톰 그리브는 "같은 박찬호 맞다. 다른 것이있다면 상대 타선이 에인절스 타자들이 아닐 뿐"이라고 답했다. 휴스턴 타선이 그만큼 약하다는 얘기.
하지만 그리브 역시 "그러나 5일전 박찬호가 오늘같은 공을 던졌다면 그날 박찬호의 성적은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이날 박찬호의 구위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르윈 캐스터는 "박찬호가 휴스턴전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유난히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의 대화는 박찬호의 이날 호투를 바라보는 텍사스 지역 언론의 시각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피칭이 훌륭한 건 사실이지만 이들 역시 아직은 지난 22일 경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느낌이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