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29일] 지퍼 발명 특허

박민수 <편집위원>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퍼와 관련된 야한 유머가 유난히 많다. 지퍼는 단순히 닫고 여는 본래의 기능에 그치지 않고 남녀의 성적 연상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부절적한 관계’도 지퍼게이트로 불리며 한동안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일상생활에 있어 지퍼의 편리성이나 간편성과 달리 지퍼가 욕을 보는 경우도 많다. 말 많은 상대를 공격할 때 애꿎은 지퍼가 상대방의 입에 동원되고 한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지퍼가 발명된 것은 100년도 훨씬 넘는다. 19세기 말 미국 시카고의 저드슨이라는 젊은이는 남달리 뚱뚱해 외출할 때마다 허리를 숙여 군화 끈을 묶는 것이 힘들었다. 저드슨은 간단하게 군화 끈을 묶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지금의 지퍼를 발명했다. 원리는 헝겊 테이프 좌우 한 줄로 늘어선 이(齒)를 중앙의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서로 맞물려 닫히고 반대 방향으로 당기면 열리게 하는 것이었다. 저드슨은 1893년 8월29일 지퍼의 발명특허를 획득하고 시카고 박람회에까지 출품했다. 그러나 그의 개발품은 기대와 달리 흥미를 끌지 못했다. 초기 저드슨이 개발한 지퍼에는 소형 쇠사슬에 끝이 구부러진 쇠돌기를 집어넣은 형태로 옷에 사용하기에는 모양이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지퍼는 1913년 굿리치사가 지퍼를 군복과 비행복에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1923년 쿤 모스라는 한 양복점 주인이 옷에 맞게 형태를 고치면서 지퍼는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지퍼시장은 일본의 YKK가 전세계의 60%를 장악할 정도로 YKK에 의해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방수가 되는 평면지퍼, 지퍼 고리를 들 때만 지퍼가 상하로 움직이는 안전지퍼 등도 개발돼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