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원유 현물가격이 급등할 때 시장은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예상하고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밑돌았으나 올해들어서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을 계속 능가, 앞으로 고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차 걸프전 당시 원유의 현물가격은 배럴당 29.06달러인데 비해 선물가격은 26.27달러를 나타내 현물가격 대비 선물가격 비율은 90.4%를나타냈다.
2차 걸프전 때 원유 현물가격 대비 선물가격 비율은 98.4%로 여전히 선물가격이현물가격을 밑돌았다.
2003년에는 이 비율이 95.7%를 나타냈으며 2004년은 97.0% 였다.
그러나 올해 1-7월중 원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54.01달러로 현물가격 52.40달러보다 높아 현물가격 대비 선물가격 비율이 103.1%를 기록했다.
한은은 "과거의 예를 보면 현물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시장은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선물유가가 현물유가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제원유시장의 취약성과 이로 인한 고유가 지속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한은은 전했다.
중동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200만배럴 정도의 여유 공급능력을 유지하면서 세계 석유시장에서 중재자 역할을 담당,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을 조절함으로써 유가의 안정을 도모해왔으나 현재 사우디의 석유생산 가동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조정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에 따라 실제상황이건 심리적 요인이건 조그마한 교란만으로도 유가가 급등할가능성이 농후한 상태라고 한은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