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위앤화 올 10%하락… 국산 경쟁력 악화

■ 하반기 수출 3각파도전기전자.기계류등 중저가 제품 피해 불보듯 최근 경제변수들의 흐름을 보면 수출전선 전반에 난기류가 조성되고 있음이 뚜렷하다. 이번주 초 1,200원대가 붕괴된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1,100원대도 언제 깨질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거기에 중국은 위앤화 약세를 업고 우리 시장을 잠식하고 있고 미국은 최근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대외적인 신인도가 저하되면서 '더블딥'의 수렁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각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수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 위앤화 약세를 업은 중국의 공세 최근 환율변동에 따른 가장 큰 우려요인은 중국 위앤화의 급속한 절하다. 일본 엔화는 원화와 동조세를 보이며 10대1의 비율로 안정돼 있지만 중국 위앤화는 올들어서만 10.1% 절하되면서 높아진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각국의 중저가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주요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한국의 전기전자ㆍ기계류 제품의 경우 직접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박석호 기계산업진흥회 조사팀장은 "범용 기계류는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중국산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면서 "하반기에는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중국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것도 결코 안심할 요인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전년 대비 11.8% 늘었다. 특히 지난 6월에만 23% 증가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이 한국 등으로부터 수입한 중간재를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강선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는 월드컵으로 고양된 국가 이미지를 앞세워 고부가가치 중심의 일류 제품으로 수출구조를 빠르게 바꿔나가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 보호무역주의 지속 확산추세 올해도 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돼온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선진국ㆍ개도국을 막론하고 각국이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인데다 최근에는 환경보호와 보건위생을 이유로 한 교묘한 형태의 기술규제도 높아지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전기전자ㆍ차량ㆍ식음료 제품 등에 주로 적용되는 기술표준은 올들어 5월까지 259건이 새로 도입돼 WTO 이후 전세계적으로 총 4,347건이 적용 중이다. 반덤핑조치 역시 지난해 35개국에 의해 330건이 새로 발동돼 91개국이 1,845건의 수입규제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현재 적용 중인 수입규제(반덤핑ㆍ상계관세ㆍ세이프가드)는 129건이다. 그러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한 규제까지 합하면 139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새로 도입된 미국의 버드(Byrd) 법안의 적용에 있어서도 한국은 미국업체들에 배분된 총 2억600만달러의 관세 중 1,400만달러(6.8%)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은 중국과 함께 가장 큰 반덤핑 규제대상이다. 철강 등 주요 공산품에 대한 반덤핑조치의 경우 한국은 95년 WTO 출범 이후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아 총피소건수가 138건에 이른다. 앞으로도 섬유(미국), 철강(중국), 반도체(EU) 등이 다시 규제대상에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송유황 KOTRA 해외조사팀 과장은 "지난해 말 보호무역주의를 막기 위해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시작됐으나 타결까지는 여러 가지 난관이 남아 있다"며 "글로벌화에 따른 경쟁격화와 각국의 산업구조조정이 맞물려 있어 세계시장의 보호주의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강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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