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헤지펀드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나 경쟁 심화로 인해 수익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란 투자전문회사가 소수의 거액 투자자들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주식,채권, 파생상품, 원유, 철강 등에 투자해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으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해 왔다.
한국은행이 9일 발간한 '헤지펀드의 최근 동향과 주요국의 정책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세계 헤지펀드의 수는 8천500개에 달하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무려 11조3천억달러로 추산됐다.
이는 10년전인 1995년과 비교하면 펀드 수는 11.6배, 운용자산은 3배나 늘어난것으로, 최근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대안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또 최근 들어 개인보다는 기관투자자의 헤지펀드 투자가 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지역에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향후 헤지펀드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예상됐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운용자산은 2009년에는 2조달러, 2013년에는 4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같이 헤지펀드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5년의 헤지펀드 수익률은 10.9%로 대표적인 글로벌 주가지수인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2.8%)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17.9%)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시기였던 2001~2002년 S&P500지수와 MSCI지수가모두 20% 가까이 떨어진 데 비해 헤지펀드는 3.7%의 수익률을 낸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아울러 펀드 수가 늘어나면서 청산되는 펀드도 많아져 지난해 헤지펀드 도태율(청산펀드수/활동펀드수)은 4.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조사국 임호열 팀장은 "헤지펀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고수익을 구가해왔으나 펀드 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안정적 수익률 추구,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헤지펀드 수익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헤지펀드는 파산 가능성이 높은 데다 투자자 보호가 미흡해 리스크가 높다"며 "그러나 금융시장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있어 시장친화적인 규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