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자원부장관-구조조정본부장 무슨얘기 나눴나

30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은 5일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과의 회동에서 국내 기업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가감없이 쏟아냈다. 그룹 브레인들은 특히 정부 정책의 유럽식 `친(親)노` 성향에 대해 공박하고, 현 경영 환경으로는 제조업체의 공동화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을 집중 토로했다. ◇노사 환경 이대로는 안된다=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은 “정부의 현 정책 기조가 시장경제에 바탕을 둔 영미식인지 친노조와 사회주의식 부의 보장에 치중한 유럽식인지를 명확히 해달라”며 정부의 모호한 정책방향을 공박하고 “유럽은 친노동, 사회보장주의의 실패한 모형으로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었지 않느냐”며 정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정순원 현대자동차 사장은 “경영 참여와 과도한 임금 인상 등의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5일제가 시행되면 법정공휴일을 17일에서 13일 내외로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비정규직은 여성을 노동시장에 끌어들이는 효과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비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보호정책은 기업의 유연성을 가로막고 고용 규모를 줄일 수 있다”며 기업의 자율적 선택에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또 윤장관이 “올해 채용을 계획대비 50% 이상 늘려달라”고 요청한데 대해서도 “투자 여건 등을 우선 해결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고용 확대를 요구한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현 투자환경으로는 제조업공동화 불가피= 최광해 삼성 부사장은 “지난 4년 동안 29조원의 투자를 국내에 해왔지만 이제 외국으로 가야할 지 고민스럽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태국과 중국의 제조비용이 훨씬 싸고 (투자 환경에 관한)질적 수준이 오히려 높다”며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최 부사장은 수도권 규제 등을 풀어 투자 여건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순원 사장은 “미래 투자가 시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하이브리드ㆍ연료전지차 등에 대한 정부 지원 규모를 늘려 줄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밖에 최광웅 포스코 부사장은 “물류 체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고, 김병일 롯데 사장과 오남수 금호 사장 등은 공휴일이 늘어나는 만큼 호텔과 관광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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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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