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기업 벤치마킹"

대만·日 반도체·LCD업체들 성공전략 따라하기 나서

반도체ㆍLCD 시장에서 대만과 일본업체들이 과거 한국기업들이 선진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펼쳤던 전략을 모방해 ‘한국 따라잡기’에 나섰다. 특히 이들 경쟁사는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전략으로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어 국내기업들의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반도체ㆍLCD 산업의 경쟁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대만ㆍ일본의 경쟁기업들의 공격적 투자와 제휴ㆍ합작투자, 기술단계를 뛰어넘는 과감성 등 과거 한국기업이 일본과 미국기업을 추월할 때 쓰던 전략을 모방해 국내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C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시장점유율(출하액)이 올 1ㆍ4분기 23.4%, 21.3%에서 3ㆍ4분기에는 각각 21.9%와 20.1%로 하락한 반면 대만업체인 AUO의 점유율이 17.8%에서 19.9%로 올라섰다. 출하대수 기준으로는 AUO가 20.5%로 국내 2사를 모두 앞질렀다. D램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점유율이 상반기 50%에 육박한 상태지만 일본 엘피다가 3년새 점유율을 2배 이상 높여 12.6%까지 끌어올리는 등 경쟁사들의 추격전이 만만치 않다. 이들 경쟁사는 특히 한국기업의 성공사례를 답습해 공격적인 성장전략과 투자효과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의 경우 해마다 매출액 대비 설비투자 지출액을 47% 이상을 유지하는 등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강행하고 있고 대만업체와의 제휴 가능성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이는 지난 87~92년 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부의 매출 대비 설비투자비율을 세계 업계 평균의 두배 수준인 39.8%로 유지했던 전략이나 2000년대 초반 하이닉스가 해외업체와의 제휴를 적극 활용했던 사례를 적용한 것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또 90년대 중반 우리 기업들이 2.5세대 LCD를 건너뛰고 3세대로 투자해 40인치 TV용 LCD시장의 주도권을 쥔 것처럼 샤프와 엘피다 등 기업도 최근 기술단계를 뛰어넘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고 연구소는 소개했다. 박성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앞으로도 대만ㆍ일본기업을 중심으로 각 업계의 생산규모 확대 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은 신속한 투자와 신시장 진출로 일본과 대만 연합전선의 취약점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이를 위해 “대만ㆍ중국업체와의 제휴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범용시장에 대응하고 원가경쟁력 우위를 유지해 생산경쟁 심화에 따른 가격하락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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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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