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사토루의 전략

제2보(10~16)


일본의 빅스리 타이틀전(기성전, 명인전, 본인방전)의 7번기는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된다. 대국자는 강한 체력이 필수 조건이다. 더구나 한 판을 2일에 걸쳐서 두므로 체력 소모는 엄청나게 크다. 명인전의 제1국은 히라스카, 제2국은 후쿠오카, 제3국은 고후, 제4국은 나고야에서 열렸다. 고베에서 만약 사토루가 또 이기면 제6국과 제7국은 이즈 반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곳에 가더라도 제6국과 제7국은 다른 호텔에서 두어진다. 되도록이면 다양성있게 행사를 치른다는 것이 일본기원의 전통이며 자랑이다. 백10은 어찌 보면 하수다루기 방식처럼 느껴진다. 사토루는 장쉬와 다양한 패턴으로 격돌하면서 자기나름의 전략을 세우게 된 것 같다. 역시 난투로 화끈하게 붙어야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경험은 사토루쪽이 더 많을 테니까.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면 심리전의 측면일 것이다. 우격다짐으로 나가면 젊은 장쉬가 격동되어서 거칠게 응대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허점이 나올 수도 있는 문제니까. 장쉬의 흑11을 보고 고마쓰9단이 말했다. “기합으로 맞선다는 태세인데 어쩐지 사토루의 주문에 말려든 인상입니다.” 참고도1의 흑1 이하 5라면 흑이 ‘선착의 효’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장쉬는 이 코스를 기합부족이라고 보았는지 흑11이라는 거친 수법을 선택했다. 흑15 역시 백의 주문에 순응한 모습이다. 참고도2의 흑1 이하 5로 두어도 충분한 바둑이었다. 실전은 백16이 놓이게 되어 전투의 주도권이 백에게 넘어간 느낌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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