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대북사업 실타래 풀리나
■ 北, 현대에 대화재개 제안현대, 北 뜻밖카드 제시 가능성에 대책고심성사되더라도 개성사업등은 여전히 불투명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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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현대아산에 대화 재개 제안
북측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공식면담을 제의함에 따라 일단 꼬일대로 꼬인 대북사업은 원만한 해결을 위한 실마리는 잡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이번 공식면담에서 북측이 뜻밖의 부담스러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 회장 사안 챙기기에 직접 나서=특히 현 회장은 25일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회장으로부터의 면담 제의를 보고받은 후 오후5시께 이례적으로 서울 계동 현대아산의 윤만준 사장실을 직접 찾아 1시간 가까이 독대를 할 정도로 촉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사안이 대북사업은 물론 그룹의 사활을 걸 정도로 중대한 만큼 현 회장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놓고 그룹 주변에선 “북측에서 일단 손을 내민 만큼 이르면 2~3일 안에 답신을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처럼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현 회장이 수동적으로 보고를 기다리기보다는 직접 윤 사장을 찾아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얻어내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룹 내 대북사업주체인 현대아산 역시 실무진 채널을 총동원해 북측의 분위기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북측이 제시할 카드는 매우 다양한 반면 이를 읽을 수 있는 시간 여유는 매우 적다”며 “기본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만의 하나 돌발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북측의 ‘카드’에 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사업 등은 아직 ‘불투명’=현대그룹은 일단 북측의 대화 제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그룹은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퇴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굳게 닫힌 북한측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수차례 실무진 차원의 접촉을 실시했으나 최근 현대아산 임직원 2명의 방북이 거절당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그룹은 향후 이뤄질 현 회장과 이 부회장과의 만남이 북한과의 고위층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특히 이 자리에서 대북 7대 사업에 대한 독점적 권리 재확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해선 사안별로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사업의 총책임자이므로 해당 사안에 대해 전향적인 화해가 이뤄질 수는 있겠지만 그밖의 7대 사업에 대해선 직접 거론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600명 규모로 인원이 축소된 금강산관광의 경우 이번 면담을 계기로 사업이 원상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백두산관광이나 개성사업 등 그밖의 사업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0/25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