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강칼럼] 성능력과 ‘의무방어전’

성적인 힘, 흔히 정력이라고 부르는 에너지와 일반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사용하는 활동력 사이에는 분명한 상관관계가 있다. `영웅호색`이라는 말도 있듯 강한 활동 에너지와 성적 에너지는 서로 변환 가능한 동질 개념이다. 동물들은 이 에너지를 기본적으로 성적 에너지로 분출한다. 일부다처제로 정력의 상징으로 불리는 물개류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얼마만한 성적 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존재가치의 유일한 척도인 것 같다. 암컷들을 거느리고 있는 우두머리 수컷은 자기 무리의 암컷을 노리는 그 어떤 다른 수컷의 접근도 용납하지 않는다. 특히 번식기가 되면 뻗치는 기운을 참을 수 없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젊은 수컷들의 도전이 시작되고 우두머리는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처절한 전투를 치른다. 암컷을 독차지하기 위한 동물들의 싸움은 다른 동물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지혜로 본다면 서로 양보하고 나눠가면서 그 많은 암컷들 사이에서 여러 수컷들이 함께 공존해도 좋을 것 같은데, 동물들의 본능은 생식 기회를 양보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는 모양이다. 다른 동물들, 특히 침팬지는 다른 수컷의 새끼를 가진 암컷을 발견하면 그 새끼를 빼앗아 무참히 죽이거나 산 채로 잡아먹는다. 새끼를 가진 암컷은 모성본능으로 인해 발정하지 않기 때문에 새끼를 죽여서라도 빨리 발정본능이 돌아오게 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고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한 수컷의 본능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인간 사회는 이런 동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평화스럽고 현명하다. 하지만 본능은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다. 성적 능력이 없어 배우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배우자는 다른 상대를 찾아 배신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성욕이 감퇴된 남성들도 최소한의 `의무방어전`은 치러야 한다는 강박감을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으며 여성들 또한 남편을 너무 외롭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 것을 보면 성 능력이라는 것은 자기 종족의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존능력이기도 한 셈이다. <^이은주(대화당한의원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