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선거와 경제/세계실태] 러시아의 경우

경제규모 작고 중앙은행 독립성 약해한 세기 동안의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지난 90년대 초 민주적 선거 방식을 도입한 러시아는 정치적 경기순환을 보여주는 대표적 국가 사례다. 강력한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러시아는 경제규모가 비교적 소규모이고 중앙은행의 독립성도 약해, 정치적 경기순환이 나타날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90년대 러시아에서 실시된 4번의 선거를 전후한 경제상황을 분석한 미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보리스 옐친 러시아 행정부는 다양한 정책수단을 사용, 정치적 경기순환을 야기했다. 옐친 행정부가 96년 대선 직전 주로 채택한 경기부양 수단은 연금 및 각종 임금 인상. 이에 필요한 재원은 국채 추가 발행을 통해 마련했다. 그 결과 이자율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되기도 했지만, 임금 상승률은 11%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이 같은 확장정책은 선거 후 중단됐고, 이 후 임금 상승률은 다시 낮아지기 시작했다. 97년의 임금상승률은 전년보다 8% 이상 떨어진 2.7%에 불과했고, 98년의 임금상승률은 0.8%로 곤두박질치는 등 전형적인 정치적 경기순환 양상을 보였다. 대통령 신임 투표가 있었던 93년에도 옐친 행정부는 정치적 경기순환을 야기하는 정책을 폈다. 96년 때와 차이라면 경기부양책이 통화량 증가를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점. 국채시장이 아직 설립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인플레율이 높아지는 등 경제의 불안요인이 가중되기도 했지만 임금상승률은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고, 옐친은 58.7%의 지지율을 얻어 정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