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행지수·선행지수 동시하락 경기 회복세 꺾였나

6월에도 산업생산의 호조가 이어지고 설비투자와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둔화되고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와 향후 경기전망 지표인 선행지수가 동시에 3개월째 하락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문제는 소비다.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는 소비가 뚜렷하게 개선되지않고서는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가 수출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은 보이지않고 있다. 4.4분기 들어 가시화할 수출둔화를 소비가 메우지못할 경우 경기침체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산업생산 전월비 감소 내수회복은 더딘 반면 수출둔화가 가시화하면서 6월 산업생산이 전월에 비해 뒷걸음질 했다. 6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12.3%로 5개월째 두자릿 수 호조를 지속했지만전월(계절조정) 대비 2.0%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 3월에도 전월대비 2.1% 줄어 이번 감소가 추세적일지 여부는좀 더 지켜봐야 하나 수출증가율 둔화가 지속될 경우 산업생산의 후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달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감소한 것은 내수가 약간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세가 다소 꺾였기 때문이다. 생산자제품 출하 중 수출은 20.6% 증가에 그쳐 전월의 28.8%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산업생산 지수를 까먹었다. 특히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전월 68.1%에서 53.8%, 휴대전화가포함된 영상음향통신기기 생산 증가율이 33.6%에서 22.9%로 둔화된 영향이 컸다. 건설경기 하강도 예사롭지 않다. 건설기성액은 7.8% 증가했으나 올들어 가장 낮은 증가폭이고,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하는 신규 건설수주도 무려 36.9%나 급감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6월 주거안정관련 각종 법규 시행과 청계천복원사업 수주 호황으로 전체건설 수주액이 11조1천억원을 기록해 평월(5조-7조원)보다 대폭 증가한데 따른 반사효과라는 점을 감안해도 감소폭이 지나치게 컸다. ◆ 투자.소비는 회복 조짐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투자와 소비는 다소 회복 조짐을 보였다. 소비의 경우 도소매판매가 작년동월에 비해 1.6% 증가했다. 이는 작년 실적이워낙 나쁜데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난 2월의2.4% 이후 증가폭이 가장 커 기대감을 갖게한다. 특히 자동차판매가 3.1% 늘어나 16개월만에 처음 증가세를 보였고 대형할인점판매도 7.2%가 증가했다. 하지만 백화점 판매는 5.3%가 줄어 작년 1월 이후 지속된 감소추세가 이어졌다. 또 소비자들이 지갑 열기를 꺼리면서 내수용 소비재 출하는 3개월 연속 작년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냉장고가 무려 31%나 줄었고, 컬러TV는 13.4%, 승용차도 7.3%나 각각 감소했다. 내수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부진을 면치 못하던 설비투자가 모처럼 작년동월 대비 7.9% 증가하면서16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용 기계의 내수출하도 2개월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 경기회복 여전히 불투명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앞으로의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가 동시에 지난 4월부터 3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비관론을 가중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3개월 정도의 부분적인 등락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지만, 지표상으로는 침체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최근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에 따른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는 내수가 경제성장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내놓고 있으나 최근 지표로 미뤄 이같은 기대를 하기에는 우리 경제의 시계나 너무어두운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박사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일시적으로 회복됐다 하더라도 이는 별 의미가 없다"며 "현재의 경기침체는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으로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기대와 같이 하반기부터 소비나 투자가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좀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조사국 장민 박사는 "설비투자와 소비 증가가 좋은 소식임에는 분명하지만 문제는 회복속도"라면서 "내수의 회복이 4.4분기 이후 예상되는 수출 증가율둔화를 메우지 못할 경우 경제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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