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용車 실사허용 씁쓸한 뒷맛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 중인 중국 란싱그룹 실사단이 27일 평택 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실사는 쌍용차 노조의 매각반대→부분파업→총파업 선언→ 란싱그룹 실사단 공장 방문 저지를 겪은 후에야 성사됐다. 그나마 당초 26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노조가 사소한 절차상의 이유를 내세워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바람에 실사단은 평택에서 하룻 밤을 지내야 했다. 란싱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두 달 만에 노조가 허용한 공장실사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그 동안 쌍용차 노조와 채권단ㆍ사측은 란싱그룹과 세 번이나 만나 장시간 의견을 교환했다. 하지만 막상 결과를 보면 왜 만났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지난 25일 쌍용차 노조ㆍ채권단, 사측은 란싱그룹이 인수의사를 표명한 후 세 번째 만났다. 당초 란싱그룹이 실사를 하기로 한 전날이었다. 당연히 주요 안건은 실사 허용 여부였지만 노조는 이 자리에서 실사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노조는 실사단이 평택에 도착한 26일 오전 노조에게 알리지 않고 실사일정을 잡은 것에 대해 회사측에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때 중국 관료 3명을 포함한 란싱그룹의 실사단은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노조와 회사측의 대화 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다. 노조는 회사측의 공식 사과를 받은 후 “채권단과 란싱그룹이 일방적으로 정한 26일 은 안되고, 노조가 인정하는 27일 이후 란싱그룹의 실사를 허용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조가 지난 25일 열린 3자 협의회에서 실사 일정과 관련, 문제제기를 했다면 중국에서 건너 온 실사단이 하루를 기다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물론 채권단과 회사측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 노조와 실사 일정을 미리 협의했다면 미연에 방지가 가능했던 까닭이다. 결국 노조와 채권단ㆍ회사측의 감정싸움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이다. 지난 26일 쌍용차 평택공장안 광장. 노조위원장의 “27일부터 실사를 허용한다”는 노사합의 내용을 들은 노조대의원의 말이 귓가를 울린다. “어차피 허용할 거라면 하루는 왜 늦추는 겁니까” <한동수 기자 (산업부)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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