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 기사에 '노태우 '커리커쳐'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자 사설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커리커처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로 표기하는 오보를 냈다. '한국의 슈뢰더'라는 제목의 이 사설은 '주한 미군을 철수할 시기가 왔나'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WSJ의 오피니언면 담당자는 "이름(성)이 같아서 혼돈을 일으켰다"며 "곧바로 정정기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WSJ의 오보와 관련,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안이한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날자 WSJ의 기사는 전날 밤 11시(한국시간 오후 1시)에 인터넷에 떠 오보를 발견할 경우 정정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 서울의 공보처나 뉴욕 총영사관측은 대통령 선거 직후에 외신에 한국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 외국 유력 언론의 보도를 체크하지 않고 있었다.
새벽 2시반(뉴욕시간)에 서울에서 오보를 발견, 뉴욕 총영사관 담당자에게 시정을 요구했다. 뉴욕 총영사관측은 WSJ측에 전화접촉을 시도했을 뿐 적극적으로 오보를 수정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설은 "한국 대선의 진정한 승자는 북한"이라며 "유권자는 때로 실수할 수도 있다"고 한국 국민의 선택에 부정적 견해를 담았다.
사설은 "노 당선자를 지지한 젊은 세대들이 전쟁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미군의 희생과 노고를 알지 못한다"며 "미군은 철수를 요구하는 한국에 더 이상 주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WSJ은 커리커처를 잘못 처리하는 바람에 이 같은 주장의 신뢰성도 크게 손상당했다.
WSJ은 최근 동해를 일본해로 명기, 뉴욕 한인 사회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