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민銀 ‘경영과외’에 돈 펑펑

국민은행이 지난 99년부터 올 상반기 까지 국내외 컨설팅 회사로부터 각종 경영자문을 받으면서 무려 1,000억원에 가까운 용역수수료를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이 같은 `경영 과외수업`에도 불구하고 지난 3ㆍ4분기까지 3,821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연말 결산에서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오히려 실적이 나빠지고 있어 지나친 비용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엄호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이 기간 동안 미국의 맥킨지와 PwC, UBS워버그 등으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는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만 총 994억9,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99년 1월 UBS측으로부터 전략적제휴와 관련한 자문을 받으면서 56억원의 용역료를 지불한 것을 시작으로 ▲맥킨지를 통한 신용카드 전략수립(43억원) ▲골드막삭스의 합병관련 각종 전략 수립(71억원) ▲PwC컨설팅코리아의 합병관련 전반적 자문(33억원) 등 총 55건이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은 같은 기간 동안 국민은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52억원(28건)의 컨설팅 비용을 지불했고 하나(108억원), 신한(106억원)은행 등은 컨설팅 비용이 100억원 대에 그쳤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처럼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입하고도 지난 3ㆍ4분기까지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신한ㆍ하나은행도 3,000억원 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동안 3,82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이 바닥권을 맴돌고 있으며 9월 말 현재 고정이하여신비율도 4.8%로 자산부실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대부분 1~2%대에 그쳤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의 자문이 실질적인 경영개선 효과보다는 내부의 불만과 객관성에 대한 의문을 잠재우기 위한 `생색내기용`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과도한 비용의 투입과 정보의 해외유출이라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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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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