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매체들은 `2001년 민족통일대축전'의성과만을 전하고 있지만 평양을 찾은 남측 일부 인사들의 행동에 북측 안내원들이다소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남측 대표단 일원으로 평양을 찾았던 한 인사는 "300명이 넘는 인원이었기 때문에 통제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남측 일부 인사들의 자유분방한 행동에 북측 관계자들이 다소 당혹스러워 했다"고 밝혔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평양을 찾을 때는 북한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사고가남한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족통일대축전 때 방북했던 남측 대표단원들의 경험을 중심으로 평양에 갈 때유념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설명 들을 땐 가능한 자리를 지키자 = "어, 두분 밖에 없네."
쑥섬 혁명사적지 등 북측 명소를 찾은 남측 대표단 일부에게 사적지를 설명했던북측 안내원이 해설 막바지에 남측 대표단원 가운데 2명만 남은 것을 보고 한 말이다. 자리를 꼭 지키는 북한 주민들을 봐 온 안내원들로서는 다소 당혹스러워 했다는후문이다.
안내원이 명소에 대해 해설할 때는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북측에서 볼 때 하나의 예의이다.
▲말할때 격식을 갖추자 = 직함 등을 붙이지 않은 채 `김일성이 어떻고, 김정일이 어떻고' 하는 식의 발언은 피해야 한다. 북측 안내원들은 이러한 발언을 문제삼지 않았지만 역시 삼가야 한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관련 사항은 무조건 피하라는 것이 아니다.
백두산 밀영을 찾은 남측 인사는 안내원에게 "김 위원장 생가가 여기가 아니라러시아 아니냐"고 묻자 "그것은 틀린 사실"이라며 조목조목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논쟁은 하되 격식을 차리는 것이 필요하다.
▲위험한 곳은 올라가지 말라 = 백두산에 오른 남측 대표단은 천지가 보이자 올라가지 말라는 경계선을 넘어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사진찍기에 바빴다.
북측 안내원들이 "빨리 내려오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평양을 방문했던 한 남측 인사는 밝혔다.
또다른 남측 인사는 "처음 가보는 천지인데 어떻게 흥분하지 않겠느냐"면서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지만 안전이나 일정을 염두에 둔 북측 안내원들의입장을 고려한다면 자제해야 한다.
▲집결 잘 하자 = 남측 대표단을 인솔할 때 북측 안내원들이 겪는 고충의 하나이다. "우리는 50만명 집결할 때 2시간 걸리는데 남측은 300명 모이는데 2시간이 걸리네요"라고 했다는 북측 안내원의 말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집결이 안될 경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안내원의 지시에 따르는 지혜도 필요하다.
▲외출때는 반바지 삼가야 = 남측의 일부 참가자들은 반바지를 입고 평양시내를돌아다녔다. 평양을 찾았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한 관계자도 주체사상탑 부근에서 반바지를 입은 남측 인사를 봤다고 밝혔다.
남측에서 볼 때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공식행사에 참석할 때는 물론 외출할 때도 반바지를 입지 않는 북한 주민들이 볼 때 `몰상식한 행동'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낮에 술취한 모습으로 행동하지 말자 = 낮술에 취해 붉어진 얼굴로 행사에 참석했던 인사들도 있다.
소주를 술로, 맥주를 청량음료로 각각 간주하는 북한 주민들은 점심식사 때 맥주를 간혹 마시기도 하지만 술 기운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남측 인사들이 낮술에 취한 행동은 `꼴불견'으로 보일 수 있다.
▲명찰 잘 달고 다니자 = 명찰의 내용을 고치지 말고 잘 달고 다녀야 한다.
명찰을 달지 않았거나 스님들이 법명을 적어넣는 것처럼 내용을 고칠 경우 관광때 인원점검이 늦어져 일정이 다소 지연되는 수가 종종 있다.
물론 북측 인사들은 가슴에 배지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간혹 북측 안내원인지,남측 대표단원인지 구별이 쉽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에 명찰을 제대로 다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