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나 씨티그룹 등 다국적은행들이 아시아 지역 기업들의 토종은행 선호도 증가로 인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컨설팅 업체인 그리니치의 조사 자료를 인용, 지난 97∼98년 아시아지역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지역 토종은행들의 경쟁력이 강화되며 이들 글로벌 은행의 시장점유율과 이윤폭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니치가 1천개의 아시아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80개 기업이 지난해 글로벌 은행이 아닌 현지 은행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27% 증가한 것이다. 반면 글로벌 은행을 이용했다는 기업은 60%에서 54%로 감소했다.
아시아 기업들의 토종은행 선호는 이들 은행의 대출조건이 좋아졌고, 자금조달이나 파생상품에 대한 조언능력도 향상되는 등 토종은행과 글로벌 은행과의 질적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그리니치 조사 결과 토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기업의 35% 가량은 토종은행이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답해, 글로벌 은행(2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은행에는 수익성이 높았던 아시아지역 시장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은행들이 수십억달러를 들여서 아시아 토종은행 인수작업에 나선것도 이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한미은행과 제일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과 스탠다드차타드(SCB)는 이들 은행이지역사정에 밝고 현지 기업과의 관계가 잘 구축됐다는 점을 꼽았다.
한편 그리니치 조사 결과 아시아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주거래은행에서 소요자금의 절반 이상을 충당하는 것으로 드러나 3분의 1을 넘지 않는 유럽 기업들에 비해특정 은행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