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가 미국의 당초 기대와 달리 미 경제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영향만 끼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되지도 않으면서 미 금융시장에서 해외 자본 이탈만 부추기게 된다는 것. 이럴 경우 달러 약세는 결국 유럽과 미국 경제의 동반 침체를 야기하는 등 세계 경제 전체에도 악재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정부는 달러 약세가 미국 기업들의 수출을 증가시켜주고, 이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이 올라가면 외국 자본 역시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근 들어 달러 약세를 용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달러 약세가 바로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달러가 하락할 경우 미 달러화에 연동돼 있는 중국의 위엔화의 가치도 같이 떨어져 결국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해 CNN머니는 20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중국의 저가 공세를 감안할 때 미국의 제조업체들이 당초 기대와 달리 달러 약세의 수혜를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 자본 이탈 현상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1.1657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를 행진을 계속한 지난 19일 미국의 다우지수는 185포인트 폭락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2포인트 상승(국채 값 하락) 했다. 이러한 외국 자본 이탈은 특히 미국 내 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 완화 정책에 부담을 주면서 경기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CNN머니는 이와 관련해 “달러 약세 용인은 자칫 경기 부양의 효과 없이 달러 하락만 계속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