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밀가루 등의 포대를 제작하는 지대업계도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납품가격이 인상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대형 제지업체들이 포대 제작에 쓰이는 크라프트지 가격을 10%나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대 제조업체들은 종전 가격대로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광우병, 조류독감 등 연이은 악재들로 사료용 포장지대 주문물량마저 줄어들면서 채산성이 급속히 나빠져 전체 업계 가동률은 현재 6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설탕ㆍ밀가루용 지대 등을 생산ㆍ납품하는 삼양산업의 김만희 상무는 “영세한 업체들이 난립해 있다 보니 임가공료를 반영해주지 않는 대기업의 횡포를 막아낼 수 없다”며 “지난 2월에도 업체 한 곳이 부도를 내는 등 채산성 악화로 적자기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2월 한국산업관계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료지대(1종) 적정 원가는 매당 평균 56.95원(부가가치세 제외)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납품가격은 75% 수준인 42원 선에 머물고 있다.
조사 당시 물가수준과 최근 크라프트지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현재 적정 사료지대 가격은 적어도 60원 이상은 되야 한다는 게 지대업계의 주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몇몇 지대업체들은 다른 경쟁업체들의 납품처를 상대로 값을 턱없이 내려 받는 덤핑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건기 지대조합 이사장은 “덤핑거래는 나 하나 살자고 업계 전체에 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납품가격인상 문제만큼은 전체 업계 차원의 공동대응을 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훈기자 atripl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