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공염불

수도권기업 지방이전 공염불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수도권지역 과밀화 해소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소재 기업의 지방이전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탓에 기업들이 지방이전을 꺼려 충청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유치실적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게다가 수도권지역 공장건축을 규제하는 유일한 장치인 '공장건축총량제'마저 규제개혁 여론에 떠밀려 흔들리고 있어 획기적인 정책전환이 없는 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옮긴 기업 거의 없어 정부는 지난 99년 8월 수도권소재 기업의 본사나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면 법인세ㆍ취득세ㆍ등록세 등을 감면하고 각종 정책자금의 우선 지원을 골자로 한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 촉진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울산시의 경우 지역에 연고를 두면서 본사나 주력공장이 수도권에 있는 64개사를 우선 유치대상기업으로 선정하고 시장명의의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유치작업을 벌였으나 지금까지 5개사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2개사는 본사소재지만 변경하고 1년이 지나도록 사무실과 인력이전을 하지 않는 '유령본사'를 두고 있어 본사이전에 따른 세제혜택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도 수도권소재 8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벌였으나 고작 10개사를 유치했고 부산시는 지난해 5월 민간투자촉진조례를 만들고 전국 투자설명회를 4차례나 가졌지만 17개사에 그쳤다. 특히 대구시는 지역 주력업종인 화섬ㆍ직물업체 관련기업의 이전을 추진했으나 전자부품 제조업체 1개사만 유치하는데 그쳤고 전남도는 아직 1곳도 이전시키지 못했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은 620개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활동을 벌여 181개의 공장을 이전시켰으나 현대석유화학 등 대규모 사업장들은 꼼짝도 않아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 등 사회기반시설 이전이 급선무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금융기관, 정부기관, 대학 등 기업체를 유인하는 사회기반시설이 수도권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지방이전으로 누리는 세제혜택보다는 영업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입게 되는 유ㆍ무형적 손실이 더 큰 데다 이전비용도 막대해 굳이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동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들은 소리만 요란한 유치활동보다는 정부가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을 각 지자체의 특성에 맞게 우선 지방으로 옮겨 사회기반시설의 분산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지자체들의 부지난도 문제다. 어렵게 기업들로부터 이전의사를 끌어냈지만 막상 기업들이 적정가격에 부지를 구입하지 못해 이전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지역 이전기업의 경우 대부분 여유부지가 없어 아파트형 공장 또는 소규모 빌딩에 입주한 실정이며 울산지역도 울산ㆍ온산국가공단이 포화상태에 달해 기업유치에 애를 먹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수도권과밀화를 막는 유일한 제도적 장치였던 수도권 공장건축총량제도 흔들리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지난 94년부터 수도권지역 공장 신축허용 면적 한도를 지역별로 배정하며 수도권 집중화를 견제해 왔으나 수도권경제 활성화 여론에 밀려 규제개혁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실제 경기도지역의 경우 지난해 당초 272만㎡에서 119만㎡를 추가로 허가받았으며 올해는 허용면적이 500만㎡에 달할 전망이다. 울산시 김기수(金己秀)경제통상과장은 "서한발송 등으로는 수도권기업의 지방이전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정부기관의 지방이전 등 획기적인 후속대책없이 용두사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co.kr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부산=류흥걸기자 hkryuh@sed.co.kr /광주=김대혁기자 kimdh@sed.co.kr 지자체별 수도권기업 유치실적 | |유치대상기업 |확정기업 | |울산 |64 | 5 | |대전 |800 |10 | |대구 | |1 | |부산 | |17 | |전남 |30 |0 | |충남 |620 |181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