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터넷 무역' 中企 수출 구원투수로

B2B업체 회원가입 급증… 시장 年 20~30% 고성장<br>수출액도 가파른 증가세



자동차용 기계식 브레이크 잠금장치(ABS) 제조업체인 한국표준기기는 90년대 후반 외환위기 당시 납품하던 대기업이 문을 닫으면서 이미 제조한 4만여 개의 제품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공장 창고에 제품을 쌓아두며 10여 년 동안 들인 관리ㆍ유지비만 약 1억원. 그 사이 국내 자동차 시장의 ABS는 기계식에서 유압식으로 바뀌어 버려 제품들은 모두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하지만 폐기처분 직전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인터넷무역 사이트에 제품을 등록한 것이 뜻밖의 수출 성과로 이어졌다. 지금도 기계식 ABS를 쓰고 있는 중동지역 국가에서 주문이 들어오면서 한국표준기기는 그 동안 쌓아둔 재고를 모두 소진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추가 생산까지 시작했다.

김준기 한국표준기기 그 동안 해외 진출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인터넷 무역을 통해 손쉽게 해외 시장을 개척하게 됐다"며 "오랜 마음 고생을 털어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인력 및 해외 네트워크 부족 등으로 해외 진출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소기업들이 최근 인터넷 무역을 통해 전세계 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며 수출 역군으로 거듭나고 있다. 일일이 발품을 팔아 현지 바이어를 만나면서 시장을 뚫어야 했던 기존 수출 관행과 달리, 인터넷 무역은 사이트에 제품 등록만 하면 전세계 바이어들을 온라인 상에서 접할 수 있어 국내외 시장에서 연간 20~30%의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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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무역협회 산하의 국내 최대 인터넷 무역 전문업체인 트레이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국내 회원사 수는 11만9,300개 업체로 지난해의 9만9,860개 대비 1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회원사 수는 전년대비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트레이드코리아는 보고 있다. 세계 B2B 전자상거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국내에서 약 12만명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닷컴 역시 매월 평균 2,100곳씩 국내 회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액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4월 설립된 트레이드코리아를 통해 이뤄진 수출액은 회사 설립 첫해 5,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억달러 규모로 치솟았다.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통계전문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인터넷 무역 시장 규모는 9조9,000억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B2B 시장이 8조9,00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인터넷 무역이 각광 받는 것은 대기업과 같은 인력, 자본력, 인지도가 없는 중소기업들이 인터넷 무역 사이트를 통해 회사를 알리고 수출계약 따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품 정보 도용이나 사기성 인콰이어리 등의 피해 가능성에도 불구, 시ㆍ공간의 제약 없이 전세계 시장에 제품을 알릴 수 있어 중소기업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IDC는 오는 2013년까지 전세계 B2B 인터넷 무역 시장이 14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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