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처음 마티스 전시를 기획할 때도 대여자들을 설득하는데 마치 생니를 뽑는 것같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요즘은 그의 인기가 날로 높아져서 거의 불가능하다.”
올 봄 파리 뤽 샹부르 미술관에서 열린 후 8월부터는 덴마크 루이지애너 현대미술관으로 순회중인 마티스 ‘제2의 인생’의 담당자 한네 피센의 말이다. 이 전시는 150여점의 마티스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1941년부터 54년 사망 전까지의 종이작업, 스테인드 글라스 디자인 등의 작업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30년 전에도 마티스 작품을 빌린다는 것이 어려웠고 요즘은 거의 불가능해, 많은 미술관들은 미술관끼리 관계를 맺어 그들의 소장품 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최근 사례는 일본서 찾아 볼 수 있다. 일본 도쿄 중심부에 있는 도쿄 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은 러시아 푸쉬킨 미술관의 ‘슈추킨과 모로초프’ 콜렉션 중 75점을 전시하는 기획전을 지난 달 22일부터 12월18일까지 열고있다. 전시 작품 중 마티스 작품은 3점인데 출품된 ‘금붕어’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작품 하나를 보기 위해 동경도 미술관에는 평일에도 많은 관람객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다. 이 전시는 장소를 오사카로 옮겨 2006년 1월11일부터 4월2일까지 오사카국립국제미술관에서 순회전을 갖는다.
오는 12월 3일부터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들’ 전시에 앞서 도쿄 전시를 갖다 온 임근혜(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씨는 “일본만해도 서양미술 콜렉션이 높은 나라 중 하나”면서 “전시 작품은 프랑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마티스 작품은 3점이라 해도 작품성이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들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관람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서울 전시가 마티스 외 키스 반 동겐 등의 야수파 대표작들이 한꺼번에 보여지는 대형전시다. 미술사를 공부하는 전공자들의 문의가 미술관에 쇄도하고 있다. 일반시민들에게 낯설고 잘 알려지지 않은 야수주의의 색채감과 화려함이 어떻게 어필이 될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의 마티스 관련 최근 전시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로얄 아카데미, 샤토 캉브리스의 마티스 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Matisse : The Fabric of Dreams, His Art and His Textiles’가 지난 9월25일까지 개최됐다. 퐁피두 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마티스 작품을 전시한 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의 ‘Henri Matisse : Process/Variation’ 이 지난해 9월1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