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T(정보기술)기업들이 해마다 막대한 로열티와 순이익을 챙기면서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고스란히 빼내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외국업체들의 국내 R&D(연구개발)투자는 연간 수억원대에 머물러 국내 IT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별다른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ㆍ한국IBM 등 7대 다국적 IT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3,463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현금배당을 통해 해외본사로 송금한 자금은 모두 3,422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98%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는 적자를 내고도 대주주가 배당을 받는가 하면 순이익을 웃도는 배당금을 지급해 배당성향이 100%를 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집계 가능한 MS 등 5개사의 경우 최근 3년간 로열티 명목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만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로열티 지급비용은 지난 2000년 2,630억원에 머물렀지만 2001년 3,062억원, 2002년 3,445억원에 달하는 등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해 987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순이익(991억원)을 전액 배당으로 소진했으며 인텔도 순이익(2001년)은 288억원인데 반해 배당금은 이보다 많은 292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 MS는 지난해 로열티 명목으로 1,372억원을 가져갔고 IBM도 지난 2000년 838억원에 머물렀던 로열티 비용이 2001년 905억원에 이어 지난해 1,323억원까지 불어났다.
외국업체들은 대부분 순매출의 30~60%를 로열티 명목으로 가져가고 있으며 특허비ㆍ교육훈련비 등 갖가지 구실을 빌미로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본사에 송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외국계 IT기업들이 사실상 국내시장을 싹쓸이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지만 이익을 재투자하기 보다는 과실송금에만 급급한 형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