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지어음이 사라진다

은행이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백지어음을 받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은행들은 백지어음이 이자를 먼저 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뿐 아니라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담보증권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대부분 백지어음을 받아 왔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흥은행은 그동안 어음대출과 증서대출을 구분하기 위해 기업들로부터 백지어음을 받아 왔으나 다음달부터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백지어음 제도를 없애라고 지시한 이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를 폐지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음달 중 내부 여신규정을 고쳐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도 “금감원의 폐지요청이 있는데다 금융이용자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도 백지어음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한, 하나 등 대부분의 다른 시중은행들도 백지어음 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적극 검토 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수출입은행과 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기업에 대출을 해 줄 때 이자를 미리 떼고 대출금을 지급하던 기존의 선이자 방식을 후이자 방식으로 바꾸면서 백지어음 제도를 이미 폐지했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지난주 모든 은행에 공문을 보내 “기업대출 때 여신거래약정서 외에 백지어음을 받고 있는 관행을 없애고 예외적으로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동의절차를 거쳐 선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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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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