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車, 상하이車와 매각 MOU
노조 "인수대금 미공개땐 집단행동" 9월말께 본계약 난항 예고
"GM대우-쌍용차 독립 운영될것"
쌍용자동차 채권단이 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중국의 상하이자동차와 쌍용차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상하이자동차는 채권단이 보유한 쌍용차 지분 48.9%를 인수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그러나 쌍용차 노조는 이날 체결한 양해각서에 인수금액과 연구개발비 투자 부분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이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본계약 체결 반대를 위한 집단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오는 9월말께로 예정돼 있는 본계약 체결까진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특히 노조는 채권단이 상하이자동차를 (쌍용차 매각을 위한)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본 계약 체결이전 매각대금의 5%정도를 이행보증금으로 받아 협상 결렬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이날 양해각서 조인식에선 이 부분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후 마오유엔(胡茂元) 상하이자동차 총재는 채권단과 이행보증금 납부와 관련 “채권단과 성실히 협상을 진행 중이며 본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겠다”고만 답변했다.
채권단은 상하이자동차와의 매각협상 결렬에 대비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두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미국계 전략적 투자자가 포함된 연기금펀드를 차순위협상자로 지정했다고 밝혔으나, 미국계 펀드의 경우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상하이자동차를 대신할 해법이라고는 보기 힘든 상황이다.
최동수 조흥은행장은 “쌍용차 매각이 성사되기까지 여러 난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정부가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와 관련해 양해각서 체결 등을 승인하고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어 매각이 무난히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양자간 본계약 체결이전 비밀보장 협약에 따라 밝히지 못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을 쌍용차 노조에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인 쌍용차 노조는 이날 “오는 30일 이전까지 노조 대의원회의 동의를 얻어 상하이자동차와 채권단에 공개서한을 발송할 계획”이라며, 공개서한에는 “고용보장약속은 물론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을 경우 상하이자동차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는 여름 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5일 이후 본격적으로 채권단과 상하이자동차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양해각서 조인식에는 후 마오유엔 총재와 최동수 행장을 비롯해 매각 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한동수 기자 bestg@sed.co.kr
입력시간 : 2004-07-27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