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승현 부회장 전화인터뷰] "파렴치범으로 매도되어 억울"

[진승현 부회장 전화인터뷰] "파렴치범으로 매도되어 억울"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은 25, 26일 이틀간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주가조작을 통해 큰 차익을 얻었다거나 거액의 로비를 했다는 의혹들은 사실과 너무 다르다. 억울하다"며 "11월30일까지 열린금고 대출금을 상환한 후 나와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사장이 받은 돈은 로비자금이 아니라 주식 매매 대금의 일부이며 신 사장은 이 돈을 개인적인 빚을 갚는데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젠트증권 주식도 짐 멜론 회장이 되사주는 조건으로 사달라는 부탁을 해 사게 됐고 이로 인해 1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 부회장과 일문일답. -신인철 한스종금 사장에게 로비자금 20억원을 줬는가. ▦그건 로비자금이 아니라 주식 매매대금 중 일부다. 아세아종금에서 우회대출을 받아 자사주 620만주를 204억원에 샀다. 대출받은 돈이 181억원이어서 차액 23억원에 대해 로비자금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아니다. 이 사실은 주식 매매 계약서에 다 나와 있다. -그럼 20억원은 어디에 쓰였는가. ▦204억원을 신 사장에게 줬고 신 사장은 대출금을 갚고 차액 23억원을 횡령해 그 돈으로 개인 빚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돈은 로비를 하라고 준 돈도 아니고, 로비를 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ㆍ관계에 로비했다는 의혹이 많다. ▦터무니 없는 얘기다. 정관계에 로비 할 일도 없었고, 아는 사람이 없어서 로비를 한다는 것도 우수운 것이다. 또 특혜를 받거나 제대로 된 일도 하나도 없는데 무슨 로비를 했다는 것이냐. -주가조작을 통해 거액의 차익을 챙겼다는 혐의가 있다. ▦리젠트증권 주식을 사기 위해 허수 주문 등 기술적으로 시세조정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주가조작을 통해 차익을 남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100억원의 손해를 봤다. 매매형태나 주문방법 등 세밀한 부문에선 잘못이 있지만 주가를 조작하고 차익을 남기기 위해서 한 것은 아니다. -그럼 리젠트증권 주식은 왜 샀는가. ▦지난해 10월 리젠트그룹의 짐 멜론 회장이 12월에 되 사주겠다며 주식을 사 달라고 부탁했다. 대주주간의 신의에 의해 서로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에 150억원 어치를 샀다.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주식을 사다 보니까 기술적으로 싸게 사기 위해 허수 주문을 냈다. 그래도 하루에 10만주를 비싸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주식은 왜 팔지 않았는가. ▦사실 고가에 매도할 기회가 있었지만 짐 멜론 회장이 되 사주겠다고 해 팔지 않았다. 그러다 주가가 떨어져 현재는 100억원의 손해를 봤다. 거기다 리젠트그룹은 자금사정이 안 좋아져 지금까지도 그 주식을 되 사주지 못하고 있다. 100억원의 손해도 억울한데 주가조작 혐의까지 너무 답답하다. -열린금고 대출금은 로비를 위한 자금이 아닌가. ▦기존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이 딸려서 그랬다. 차입금으로 주식운용을 하다가 로스컷(손절매)를 못하고 타이밍을 놓쳤다. 손실율이 높아 못 팔고 대출을 받아 차입금을 상환하게 됐다. 잘못했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30일까지 270억원을 상환하고 행정처분을 받으려고 했다. 금고 경영에서 손 ?고 매각하겠다는 각서도 금감원에 제출했다. -검찰에는 언제 출두할 생각인가. ▦돈을 갚은 다음에 나와서 밝히겠다. 11월30일이 예정이다. 돈을 갚으려면 보유 주식 매각이나 계열사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번 일이 터지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요일날도 주식을 120억~130억원에 매수하기로 한 투자자가 구설수에 오르기 싫다며 매입을 안 해 줬다.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열린금고는 과거에도 두번씩이나 불법적인 행위로 경고를 받았다. ▦불법인지 몰랐었다. 열린금고가 단기자금을 운용하기 힘들어 시크마창투를 통해 콜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것이다. 당시 시그마창투는 5,000억원의 콜거래를 하고 있었다. -한스종금의 인수자인 SPBC가 유령회사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 ▦스위스계 은행들은 한스종금에 투자하지 않았다. 은행의 신탁계정이 SPBC에 참여했고 SPBC가 한스종금에 투자했다. 그래서 은행들이 한스종금을 모른다고 생각한다. -열린금고를 인수한 이유는 자금마련인가. ▦아니다. 정인환 전 사장이 금고 주식을 담보로 MCI에서 200억원을 빌린 후 외국으로 도피해 버려 얼떨결에 인수했다. 그때 인수하면서 부실을 다 메꿨었다. -부당대출을 다른 곳에서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대출은 리젠트종금과 열린금고로 부터만 받았다. 다른 데서 대출받은 것은 없다. 자체 자산으로 이익을 내거나 다른 데서 담보 대출받은 적은 있다. -리젠트종금에서 부당대출했다는 360억원은 뭔가. ▦지난 3월에 있었던 일로 현대창투가 담보를 맡기고 돈을 빌린 것이다. 대출만 받으면 무조건 불법인가. 부당대출이기는 하지만 불법은 아니다 그래서 금감원이 지난 7월 주의적기관 경고를 내리면서 마무리됐다. -지금 심정은. ▦파렴치범으로 매도되는 게 억울하다. 또 열린금고 고객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도 너무 안타깝다. 오는 30일날 대출금을 갚고 열린금고를 정상화시킨 후 매각할 계획이었는데 언론에 먼저 터져 나오면서 열린금고가 영업정지를 당했다. 얘기가 먼저 나오는 바람에 공적자금도 들어가게 됐고 예금자도 손해보고 금감원도 입장이 난처하고 MCI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등 좋은 게 하나도 없다.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안 주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 아쉽다. 우승호기자 입력시간 2000/11/26 16:5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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